등산후기

한라산 첫 겨울 등반

백갈 2019. 2. 14. 00:34

등산일시 : 2019년 2월 13일(09:05~15:05, 6시간)

등산코스 : 성판악주차장~진달래밭대피소~백록담(정상)~삼각봉대피소~관음사탐방센터(약 19.5 km)

 

백수의 특권?~~

 

이렇게 2월 평일에 당일 제주 한라산 등반 패키지를 아주 경제적 가격(95,000원, 이스타 왕복항공권, 공항~성판악.관음사~공항버스 제공, 점심으로 김밥두줄.오메기떡 2개, 생수1병)으로 선택 가능하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알았고 젭싸게 실행에 옮겼다.

 

오전오후 가늘게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사실 날씨는 별 기대를 안했는데 너무도 화창하고 바람마저 잔잔해서 봄 산행 기분으로 눈길을 맘껏 걷고 땀을 뺐다.

 

성판악에서 정상까지 완만한 경사길 9.6km, 정상에서 관음사탐방소까지 어느 정도 급경사길을 포함한 8.7km여서 거리로는 만만치 않다.

 

성판악으로 오를경우 진달래밭대피소를, 관음사로 오를 경우 삼각봉대피소를 12시까지 통과해야 정상에 오를 수 있어 다소 늦은 9시가 지난 출발에 한호흡에 진달래를 여유있게 올랐는데 나중에 일부 같이 출발했던 분은 결국 진달래밭에서 발걸음을 돌렸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한겨울임에도 성판악 코스는 따사한 햇살에 등산로 눈/빙판 길은 전혀 없어서 봄 산행기분이 들었고 관음사 하산길은 곳곳에 미끄러운 다져진 눈길과 빙판길로 아이젠을 차고도 조심스레 걸으며 겨울산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득템~~

 

이번이 두번째 산행만에 말게 개인 날씨덕에 백록담을 선명히 볼 수 있어 등산쪽은 아무래도 제법 운빨을 받는 모양이다^^

 

일착으로 등산을 끝내고 일행을 기다려야 하는 두시긴이 지겨워 택시로 용두암 해수랜드로 가서 차가운 해수와 담수로 이완된 근육을 다잡고 따뜻한 욕조에서 또다시 힐링, 찜질방에서 짧은 수면과 땀빼기로 피로를 가시고 가까운 용두암 바다풍경 구경에 잠시 홀릭!

 

차가워진 몸을 싱싱한 제주산 갈치조림으로 허기까지 채우니 종합세트 같았던 헛 겨울 한라산 등산은 깔끔히 메조지^^

 

4월 회사한 봄바람에 천지가 진달래로 붉게 물들면 주중에 날을 잡아 다시 찾길 기대해 본다.

 

모든 것에 감사하고 충만했던 하루!!!



택시기사 이야기로는 현재 휴식년제로 통제중인 영실.어릿목 탐방로의 개방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단계적으로 양 탐방로를 통한 한라산 정상으로의 등반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한다.

양 탐방로에서 정상까지 등산로는 이미 있으며 이렇게 되면 보다 짧은 거리로의 한라산 정상 등반이 가능해질 것이다.


 

최근 탐방로의 늦은 등산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시간관리 및 통제가 강화되고 있어 진달래.삼각봉대피소를 12시전에 통과하여야

한라산 정상 등반이 가능하므로 참조하시기 바람


솔직히 성판악 코스는 너무 단순하고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그래도 여성들이나 등산 초보자들에겐 오히려 도움이 되는 모양이다.


오늘 산행은 여성들의 비율이 만만치 않고 젊은 층의 참여도 신선했고

중간중간 중국사람들의 등산도 많이 눈에 띄었다.


정상에서 관음사방향으로 이정표가 없어서 한 여성에게 관음사가는 길을 물었더니

" 저 한국말 잘 못해요"라고 정확한 한국말을 구사하는 중국 여성이었다^^


 

4년전쯤 관음사에서 정상에 올랐다 원점회귀 등산을 한적이 있는데

확실히 성판옥 코스보다 오를때 굵은 땀방울을 요구하며 하산길도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정상까지 3시간, 정상에서 15분 휴식 후 관음사 탐방안내소까지 부지런히 걸었는데도 거의 3시간이 소요되었다.


 

 

긴장감으로 성판악 탐방로 출발점에 섰다.

따스했던 아침 날씨는 위로가 되었다.



 

그늘 중간중간에 눈이 얇게 흔적을 보였으나 그리 부담되는 길은 없었다.

아마 성판악 등산로는 하산길에도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아도 무방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겨울산이라 아이젠과 스패치를 착용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꼭 필요한지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지 않을까?


두터운 눈이나 빙판길이 아니면 가능한한 아이젠은 벗고 걷는 게 바람직하다.




 

속밭대피소(무인 운영)

첫 화장실행은? 그냥 통과^^



 

조금씩 나무 계단이 이어진다. 그리 길지는 않아 다행이다.



 

진달래밭 대피소를 2시간만에 찍고 처음으로 짧은 휴식 후 다시 정상으로 출발!


해마다 4월에 진달래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좋은 날씨때문에 엄청난 인파가 몰릴텐데 나에게도 기회가 올까?^^



 


호흡이 거칠어지 시작하는 곳에 주목들의 향연이 이어진다.



 

답답하던 시야가 갑자기 확 트이면서 이제 정상이 눈앞에 다가 오기 시작했다.

이론 풍광이 한라산만의 독특한 개성이자 매력이 아닐까?



 


마지막 1KM는 체력과 호흡 모두 한계직전에 부디쳐가며 정상에 올랐다.

마치 하늘을 오르는 길 같다^^



 


한라산만의 독특한 현무암질 바위들^^

마지막 거친호흡이 짧은 휴식을 소리쳤지만 이를 악 물고 한호흡으로 정상에 섰다.



 

이제 거의 다 올랐다.

내려가는 사람들이 부러운 순간이지만

나도 곧 그런 기분으로 산을 내려설 것이다^^



 

싸게 사두었던 셀카봉이 기특하다.

굳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없다.



 

평일이지만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정상!



 

언제 또 이런 완벽한 백록담을 볼 수 있을까?


산행후 인터넷을 살펴보니 정상석의 해발은 1930M이며

진짜 정상은 남서쪽의 우뚝 솟은 봉우리가 진짜 한라산 정상(1950M)라고 한다.

사진 뒷쪽으로 남쪽에 솟은 봉우리를 말하는 것 같다^^


백록담 분화구 바닥은 1850M로 평균 분화구 깊이가 약 100M에 이르며

동서로 약600M, 남북으로 약 400M의 타원형을 띠고 있다.



 

담수가 증발한건 아니겠지? 아마 결빙해서 위에 눈으로 덮혔겠지?

오래오래 조용히 쉬는 휴화산으로 남길,...



 

정상석은 인증샷을 기다리는 긴 인파로 이어진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혼자만의 공간은 불가^^


 


확실히 맞은 편 서북벽이 남벽이 높은 듯 보인다.



 

이런 커다란 접시까지 만들어내는 자연의 오묘함이란^^



 

반대편의 길게 늘어진 인증샷줄을 피해 혼자만의 자가 인증샷^^ 만고 편하다^^


사실 백록담은 분화구에 담긴 물을 일컫는 표현인데 정상석 이름으로는 부적합하지 않을까?

하얀 사슴에 올라탄 신선이 물을 길어 마셨다는 전설^^



 

그냥 한번 미친척하고 함 내려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누군가 단속은 하려나?^^



 


엄청난 인파가 북적인다.

한겨울 정상인데도 바람도 잠잠해서 군데군데 모여 앉아 점심을 먹는다.


최근 등산하며 많이 먹지 않는 게 습관이 됐는지

오메기떡 두개랑 시원한 아메리카로 몇 모금으로 충분했던 식사!


 

이틀전쯤엔 언청난 혹한과 바람에 난리가 났다고 한다.

이정도면 등산일 택하는 운빨이라면 자리를 깔아도 되지 않을까?^^



 

한라산의 매력은 그냥 분화구 정상 하나밖에 없다는 것!


동서남북 어디서 오르든 정상에 이르기전 능선길도 별로 길지 않으며

그냥 꼭대기만 보며 끝없이 이어지는 긴 등산로를 지겹게 올라야 한다는 것!


지리함 못지않은 오히려 한라산만의 지독한 매력이 아닐까?


성판악으로 오르시는 분 한분은 이렇게 지루하고 풍광없는 등산로는 처음이라고 악평을 했지만,...



 

화산이 분출했음이 확실한 증거?^^




정상에서의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하고 관음사 하산길로... 


성판악길과는 사뭇 다른 겨울의 매력이 물씬 풍긴다.


벌써 올라오시는 분들도 "미끄럼 조심하세요!"라며

빨리 아이젠을 차라고 한다.






 

첫 계단길에서 부터 눈길이 시작되고



 

전날 바람과 함께 진눈깨비가 날렸다고 한다.

많이 쌓이지는 않고 이렇게 하얀 잔흔만 남겼다.



 

너무도 청명한 하늘



 




 

겨울 눈꽃을 머금은 겨울산!!!



 

특히 멋진 주목나무들이 군락을 이루었다.



 

멀리 제주시의 풍광도 보이고



 


백록담 북쪽벽 풍광!


 


어리목 탐방 능선길


 



 


북서쪽 벽이다.

오른편으로 어리목에서올라오는 능선이 길게 이어진다.

초반 탐방센터에서 치고 올라온 후 약 1600M 고지를 편하게 걸어서 윗세오름 대피소로 오를 수 있다.


 

태백산 보다 오히려 주목군의 분포가 훨씬 넓은 것 같다.

이쪽 하산로는 제법 겨울 산행 느낌이 든다.

봄에서 겨울로 계절이 옮아간 듯한 즐거움^^



 




 




 

주목과의 짧은 추억 만들기~~




겨울산행시 장갑은 꽉 끼는 것보다 여유로운 게 훨씬 낫다.

중간에 공기층이 단열역할을 해주면 쉬 차가워지고 식지 않기때문이다.


또한 너무 털이 많은 모자는 지양하는게 좋다.

몸에서 가장 빨리 땀을 배출하는 신체가 머리이며

땀을 머금은 털모자는 젖어서 체온을 떨어뜨려 좋지 않기 때문이다.



 

겨울과는 안 어울리는 녹색 향연^^

개인적으로는 겨울 산행이 가장 볼거리도 많고 재미도 있는 것 같다.

겨울 한파는 땀이 몸에 배는 순간부터 추위와는 무관한 자연과의 교감 시간일뿐이다.



 

북쪽으로 왼편에 길게 드리우진 능선이 멋지다.

마치 지리산의 부드러운 능선이 연상된다.

어리목탐방소에서 윗세오름에 이르는 능선이다.



 

2006년의 폭우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용진각 대피소 안내판



 

삼각봉 아래 용진각 현수교



 




 

무인으로 운영되는 삼각봉대피소!


내려가는 길에는 올라가는 등산객들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정상 오르는 시간을 철저히 통제하니 늦게 오르는 사람이 없어 하산길이 붐비지 않아 좋았다.



 

여기서 부터 지속적으로 응달에 눈길과 빙판이 끝없이 이어진다.

경사자체는 그리 심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날수록 남은 거리는 좀체 줄지않아

조금씩 피로도가 쌓이고 무릎과 발목, 발바닥에도 서서히 한계가 찾아 온다.

아이젠을 준비못한 여성한분은 자주 미끄러졌다. 물론 등산준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일반인 형색^^



 

너무도 자태늠름한 삼각봉!



 

급경사는 아니지만 엄청나게 길고 긴 눈길과 응달이 지리하게 이어진다.

아무 생각없이 터벅터벅 몸가는대로 걷기만할뿐...



 

눈이 다져져 미끄러워 한발한발 조심스레 디디며 내려가야 한다.





이곳 관음사쪽 계곡도아름다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다소 빈곤한 수량과 결빙으로 기대만큼의 풍광은 아니다.



 

관음사탐방 관리사무소에 들리면 이렇게 인증서를 제공한다.

정상에서의 인증샷을 확인하고 천원만 내면!



 

관음암 하산시 시각이 오후 3시 05분!


비행기 이륙시각은 밤 9시 25분. 이른 편 항공기 취소를 고려하다 그냥 제주의 저녁시간을 즐기기로했다.

나중에 7시 전후 출발 비행기 대기자 명단에 올라서 나를 호명했다는 카운터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


용두암 해산랜드에서 냉온욕을 마치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대는 용두암 바다가를 산책했다.

차갑지만 너무도 상쾌한 바람, 좋은 공기덕에 추운줄 몰랐다.



 




 




 

아름다운 카페. 식사와 차한잔중 고민하다 식당으로 향했다.



 




 




 




 




 




 

언제봐도 잘 생겼다!



 

굳이 용두암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볼거리가 널려 있다.

각양 각색의 현무암이 빚은 자연의 작품들^^



 




 

근처 맛깔스러 보이는 식당을 찾아 갈치조림 1인분을 주문했다.

너무도 매콤달콤한 양념과 제법 굵은 온전한 갈치 한마리로 혼자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반찬으로 나온 간장게장도 냠냠 맛나게 먹었다.



 

모듬회와 일식 초밥까지 다양한 메뉴가 제공 가능하다.

분위기도 깔끔하고 친절해서 담에 기회가 되면 다시 들려야 겠다.


식사 후 콜택시를 부탁드렸는데 사장님께서 꼭 효출된 택시를 타달라고 신신당부 하신다.

그래서 5218 택시를 기어이 확인한 후 기분좋게 탔다^^



 




 




 

간장게장도 맛깔스럽다.

한접시 추가시 오천원이라고 한다.



 

갈치가 싱싱하기도 하고 살집이 넉넉해서 혼자 먹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제주 일정을 마무리하는 순간, 아쉬운 비행기 탑승!


너무도 청명했던 날씨!

겨울과 봄 산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었던 하루!

해수탕(용두암 해수랜드)에서의 시원한 냉온욕!

맛난 저녁, 해안 산책! 너무도 완벽했던 당일치기 한라산 등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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