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닭실마을, 석천정사, 워낭소리 마을
봉화에 있는 전통 한옥 마을인 닭실마을!
그 전부터 전통 한옥마을을 다니면서 느낀 점은
너무 한옥 건축물의 역사와 구조 위주로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다보니
전통 한옥마을의 지리적 특징과
농사를 짓는 자연 환경과의 연관성이 간과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번 봉화의 닭실 마을은 조선시대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안동권씨의 집성촌이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서 느낀 첫인상은 정말로 농촌마을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얕은 산을 등지고 옹기종기 붙어 있는 한옥들과
한옥촌을 둘러싼 누렇게 무르익어 가는 논의 벼와
논을 끼고 마을 외곽으로 흐르는 농수로
마을과 논을 크게 끼고 도는 실용적인 큰 개천
한 여름에도 시원한 바람과 그늘을 제공하는 운치있는 정자까지
물론 한옥 한채 한채가 개량형 지붕을 이고 있거나
현대식 대문과 돌담을 끼고 있어 완벽한 전통한옥 기준에서
다소는 동떨어지거나 건축물의 값어치는 낮을 수 있겠지만
오히려 현대속의 한옥촌의 사람나는 내음새가 물씬 풍기는 게 더 좋았다.
석천정사
조선 중기 문인 권동보가 지었다는 석천계곡에 있는 아름다운 가옥.
무엇보다 정사에 이르는 계곡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시원한 계곡물과 푸르른 삼림속에서
권력의 무상함을 달래며 학문을 닦았으리라
영화 "워낭소리" 배경 마을을 찾았다.
그 전부터 봉화가 고향인 지인의 마을 어른이라는 친숙함도 있었고
그냥 꾸밈없는 촌로 부부의 일상외 볼 게 없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냥 한 번 가고 싶어서 찾아 간 마을 어귀엔
워낭소리 기념공원이 소박하게 자립잡고 있다.
"할아버지와 소, 달구지" 를 형상화한 동 조각상과
안내표지판, 자그마한 정자하나가 전부였지만...
두분이 평소 사시던 집은 방치되어 있고
가까운 곳에 별도로 지은, 생활하시는 집이 있는데
대문은 잠겨져 있고 안내문에는 "병중이시라 인사가 힘들다"는 이 걸려 있다.
아마도 자제분이 방문객에게 양해를 구하려 걸어 놓은 듯 하다.
오랜시간 동고동락 했던 친구를 잃은데다
영화 촬영 이후 부담되는 주변의 지나친 관심도
두분의 건강에 안 좋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두분 모두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