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계곡~두타산~청옥산~고적대~무릉계곡 : 만추를 만나다
등산일시 : 2013년 11월 16일(토) 08:25~16:25 (약 8시간)
등산코스 : 무릉계곡 관리사무소~두타산~박달령~청옥산~연칠성령~고적대~고적대삼거리~사원터~관리사무소(약 19.5KM)
등산지도
GPS 정보
등산후기
너무도 화창한 늦가을 날씨다.
이 좋은 날 집에 누워 뒹구는 건 그 얼마나 한심한 일일까?
회사 동료 한분과 가까운 무릉으로 향한다.
이전에 댓재에서 출발하여 고적대를 지나는 코스를 산행한 적 있다.
결코 짧지 않았지만 해발 150인 무릉계곡에서의 출발은
또 다른 체력의 한계를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 같다.
무릉계곡 초입에는 아직 지지 않은 검붉은 단풍의 마지막 절정이 남아 있다.
이른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계곡을 오르 내린다.
본격적인 두타산 진입로에서 잡시 호흡을 고른다.
이주일 만의 산행이라 약간의 긴장감이 감돈다.
일차 관문격인 두타산성까지는 예상보다 안정된 호흡으로 오르는게 성공한다.
잠시 땀을 식히며 무릉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한다.
깊고 수량 많은 계곡, 수많은 기암절벽과 다양한 바위들,
끝이 다 보이지 않는 심층의 산세, 붉은 단풍 곳곳의 변함없이 푸른 소나무들
첫번 째 깔딱이 길고 지루하게 이어지면서
드디어 호흡이 심하게 거칠어 지면서 짧은 휴식시간을 갖는다.
이럴 때도 너무 긴휴식은 독이 되기 십상이다.
또 다시 털고 일어나 출발을 한다.
부부와 큰 아들로 보이는 한 가족이 힘겹게 오르고 있다.
양해를 얻어 추월해 부지런히 걷고 또 걷는다.
서서히 오른편 능선 너머로 한없이 부드러운 청옥산에 이르는 능선길과 함께
그 너머 뽀족하게 위용을 보여주는 오늘 마지막 깔딱봉인 고적대가 한눈에 들어 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백봉령 백두대간길 능선이 끝없이 이어진다.
왼편 천은사쪽 능선이 바짝 가까와지더니 곧 갈림길 삼거리에 도착한다.
잠시 호흡을 고른 후 약 500미터를 쉼없이 힘들게 걸어서 두타산 정상에 도착한다.
이주만의 산행치고는 썩 나쁘지는 않다.(2시간 40분)
준비해간 점심(컵라면, 샌드위치, 과일,...)을 맛나게 해치우고 다음 목적지인 청옥산으로 향한다.
댓재에서 출발해 두타산에 오른 사람들,
박달령으로 올라와 두타산으로 향하는 사람들,
백봉령에서 출발하여 연칠성령으로 가는 사람들,
그리고 한무리의 고등학생들이 멀고 먼 백봉령에서 출발하여 고적대 삼거리로 해서 무릉계곡으로 간다.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러한 짧은 만남도 유쾌하기 그지 없다.
오늘은 또 여자분 혼자서 장거리 등산하는 분을 몇 분 만났다.
박달령을 지나 문바위재에서 약 1.1KM에 이르는 청옥산 오르는 경사길은 늘 지루하고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그렇게 급경사도 아닌데 너무도 단조로운 흐름이 때로는 사람을 지치게 하는 모양이다.
차라리 나무계단이나 로프길이 중간중간 연결되면 육체적으로야 더 힘들겠지만
단조로운 길을 계속해서 걷는 것 보다 훨 낫지 않을까?...
청옥산 정상에는 두 패가 점심 준비에 한창이다.
기본적으로 라면을 끓이고 고기, 채소쌈까지 준비해 온 부지런한 산꾼들이다.
그런대로 근력은 버틸만 한 것 같아 고적대로 향하는 의지가 꿈틀댄다^^
연칠성령을 가볍게 지나서 바로 코 앞에 우뚝 선 고적대 봉우리를 보며
잠시 긴장과 함께 마지막 깔딱이라는 위안으로 호흡을 고르고
마지막 고적대길 급경사 500미터를 찬찬히, 쉼 없이 오르고 또 오른다.
8부, 9부 능선을 넘어서 확트인 전망대를 지나 정상에 선다.
고적대는 이곳 두타지역을 자주 올라도 그렇게 쉽게 오르기 힘든 봉우리다.
보통 무릉계곡에서 시작하는 산행이라도 회귀하는데 꼬박 8-10시간 이상 소요되는 긴 코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랜만의 고적대 산행이라 귀중한 인증샷을 남겨 본다^^
점심 후 남은 다양한 음식(주먹밥, 쏘시지, 찐 오리알, ...)을 충실히 해치우고
약 2시간 정도 남은 무릉계곡하산길을 재촉한다.
고적대 삼거리에 먼저 얘기한 학생들 무리를 만났는데
인솔하시는 분 얘기로는 드디어 2년여에 걸친 백두대간 1차 종주가 고적대에서 무릉계곡으로 내려가면 종료된다고 한다.
결코 학생들에게 쉽지 않은 그 멀고 먼 종주를 끝낸 그들의 집념에 무한한 존경심이 일 뿐이다.
말로는 항상 종주계획을 내뱉으면서 아직도 뚜렷한 구체적 계획조차 없는 우리들에게는 더욱 더 그러하다.
이곳 고적대에서 무릉계곡 하산길은 초입 약 3KM은 급격한 난코스로 악명높은 길이다.
게다가 늦가을 엄청나게 쌓인 낙엽들로 미끄러질 위험때문에 조심조심 내려가다 보면
체력은 두배 이상 소비되고 진행은 늦어지고, 자주 짜증이 밀려 든다.
그래도 어린 학생들 생각하며 우리는 나은 편이라 자위하며
끝없이 계속될 듯한 미끄러운 경사길을 최대한 속도를 내 걷고 또 걷는다.
약 1시간반 가량 내려서니 좌우로 앝은 계곡과 연결되면서 드디어 사원터에 도착한다.
여기서 부터는 무척 익숙하고 편안한 트레킹 코스라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어 가볍게 걷는다.
맑고 깊은 계곡의 다양한 소(沼)들과 편평한 너른 바위들, 그리고 주변의 아름다운 단풍들,...
발걸음도 가볍고 기분도 상쾌한 숲속길이다. 새삼 호흡을 깊게 하며 상큼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 마신다.
문간재를 넘어 긴 철계단을 내려 서는데 이곳이야 말로 늦가을 단풍의 마지막 절정이 한창이다.
언제 찾아도 이곳 무릉계곡은 너무도 아름답다. 그냥 관리사무소에서 용추폭포 왕복 4KM만 찬찬히 도보를 해도
참으로 건강한 세상에서 축복받고 바깥 세상으로 다시 나서는 깊은 숲길의 울림을 느낄 수 있다.
두타산성에서 잠시 주변 풍광을 보며
맞은 편 암벽아래 희미하게 보이는 관음암
요넘 이름은 정말 잘 지었다는^^ 백곰바위!
우측으로 청옥산, 고적대 봉우리가 보인다,
더 멀리 갈미봉가는 암벽들이 중간중간 보인다.그 뒤로 이기령을 지나 백봉령으로 이어 진다.
끝에 자병산 자락의 한라 석회석 광산이...
너무도 친숙한 두타산 정상, 살갑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고적대 8부 능선 바위에서 바라 본 청옥과 두타.
헉헉대며 9부능선에서 바라 본 고적대!!
무릉계곡 아래 동해시가도 보인다.
북쪽으로도 끝없이 이어지는 산맥들...
지나 온 청옥산, 두타산
모처럼의 고적대 정상인지라 인증샷^^
고적대 삼거리 못미쳐 바위풍광에 배경은 청옥산!
고적대 삼거리에서 사원터에 이르는 약 3K 하산길은 온통 발등을 덮고도 남는 미끄러운 낙엽길이다.
그래도 간간히 아름다운 경치가 피로를 가셔준다.
문간재를 내려가는 계단길 주변 늦가을 단풍이 너무도 강렬하다.
년중 풍부한 수량으로 계곡을 흐르는 시원한 물길, 주변 단풍과의 조화
삼화사가 보인다.
텅빈 무릉도원이 그래서 더욱 넓어 보이는 걸까?
삼화사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