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청송 주산지 & 주왕산 계곡

백갈 2013. 12. 16. 14:14

모처럼 고교 친구들과의 편안한 여행 일정이다.

 

본래 다음 날 일찍 소수의 희망자들끼리 주왕선 주능선 등반을 하려했지만

환자를 비롯한 변변치 못한 주변의 지원 사격(?)으로 그 계획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첫 날 오후 늦은 시각 미리 예약된 주왕산에 가까운 청송 자연 휴양림에 도착

더 없이 맑은 공기와 산림이 주는 쾌적한 환경에 감탄이 절로 난다.

 

준비한 먹거리와 술의 향연으로 약간은 이른 송년회를 시작해 본다.

삼겹살과 목살이 불판에 지글지글 익어 가며 폭탄주가 한순배 돌고 

마산에서 공수해 온 싱싱한 장어를 매콤한 양념소스 해서 구워 또 다시 한순배

오랜만에 외지에서 먹는 오징어회와 시원한 홍합국물로 또 한순배,...크~ 좋다^^

 

술자리가 깊어 갈수록 못다한 얘기꽃을 피우며 훈훈한 시간도 깊어가고

그 와중에 "응사"의 시간에는 애써 술자리를 회피하며

우리와는 다소 시차는 있지만 충분히 공감가능한 드라마를보며 우리의 20대 초반을 회고한다.

저마다 오래전 가슴속 깊이 간직했던 추억의 그림자를 반추하는 시간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려낸 누렁지탕으로 속을 채워 가며 아쉬운 첫날을 마무리 한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휴양림내 넓고 평탄한 등산로를 짧게 산책하며

전날의 과음으로 무너졌을지도 모르는 몸을 정성껏 힐링해 본다^^

그리고 해장으로 얼큰한 신라면과 공기밥의 헌신^^

 

식사 후 숙소에서 가까운 영화 " 봄.여름.가을.겨울"의 촬영지인 주산지를 찾았다.

아쉽게도 도착한 저수지는 아름다운 호수와 물속에 잠긴 환상적인 고목들 대신

초 겨울 가뭄에 타들어가 마른 듯한 딱딱한 호수 바닥만 덩그라니 보여 준다.

 

근처 안내문에 의하면 둑에서 물이 계속 새는 사고로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기 전 보수공사를 위해 저수지 물을 다 빼논 상태라고 한다.

 

그리고 영화에서 신비로움을 자아낸 호수내 암자가

실은 영화제작 목적으로 만들어진 한시적인 세트였음에 아쉬움이 밀려 든다. 

 

그래도 떡 본김에 굿한다고 저수지 전망대까지 부지런 떨며 걸어 본다.

비록 영화의 아름다운 장면을 담지는 못했지만

바닥을 드러낸 메마른 호수와 호수가의 오래된 고목들과

햇볕에 아스라히 반사되는 그들의 조화만으로도 충분한 운치가 느껴진다.

 

 

 

 

 

 

  

 

제대로 된 계절에 왔다면 물에 잠긴 나무들 운치에 넋을 놓지 않았을까?^^

그래서 찬란한 초가을의 주산지 풍광과 대비해 본다^^ 아쉬움만 커진당~~

 

 

 

 

 

 

 

 

그리고 약 10여킬로 이동하여 도착한 주왕산 국립공원

오늘 일정도 비록 주능선을 아우르지는 못하지만

모처럼 친구들과 오손도손 이야기 꽃을 피우며 잘 정비된 용추폭포까지의 도보여행은 참 좋은 추억이다.

예전에는 길바닥이 고르지 않고 크고 작은 돌들이 많아서 조심조심 걸었던 기억이 난다.

 

입구의 좌우를 차지한 다양한 상점들과

얕은 계곡을 끼고 멀리 장엄한 암벽바위들의 풍광들

그리고 휴일을 맞은 많은 탐방객들의 왁자지끌한 대화,...

 

오래된 절 대전사의 풍광은 예전과 다름없으나 여기도 한창 증축공사가 진행중이다.

대전사를 지나서 좌우 계곡을 끼고 편안한 트레킹을 즐긴다.

예상외로 바람은 잠잠하고 햇살은 따사롭다.

여기저기 다양한 군상의 우뚝 선 바위들과 마르지 않고 흐르는 넉넉한 물길...

때로는 조용히 사색하며, 때로는 친구들과 일상사를 서로 공유하며 목적지 용추폭포에 도착한다.

높이나 규모는 요란하지 않지만 나름 운치가 있다.

 

중간에 홀로 주왕암과 주왕굴을 찾는다.

아담하고 오래된 작은 암자지만 나름 암자를 찾는 사람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아마도 큰 절보다 이러한 암자들이 서민들의 애환과 기도와 정성이 더 깃들어 있지 않을까?

더 안쪽으로 철계단을 오르면 암자릉 찾은 사람들의 정성어린 기도를 하는 주왕굴이 자리잡고 있다.

산신님! 부디 우리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삶으로 인도해 주소서!^^

 

주차장으로 내려서니 제법 배가 고파온다.

총무가 비장의 무기로 준비한 "달기약수"로 빚어 낸 닭떡갈비와 닭백숙으로 속을 채우고

또 다른 만남을 기원하며 아쉬운 작별을 한다.

다들 운전조심들 헉 다음에 또 보자꾸나^^ 

 

 

 

 

 

 

대전사, 그리고 주왕산 최고 암봉

 

 

 

 

 

 

 

 

 

  

 

이제 오십줄을 넘긴 칭구들!! 오랜만의 단체 인증샷에 반가움이 묻어 난다^^

 

 

 

 

 

 

시루봉! 떡을 찌는 시루와 닮았다고^^

 

 

 

 

제1폭포인 용추폭포

 

  

 

주왕암 전경

 

 

 

 

 

주왕암 안쪽 암벽아래 위치한 주왕굴! 소박한 서민들의 소원을 비는 장소로 유명^^

 

 

나이가 들수록 이런 토속 신앙이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주왕암 입구 화장실의 기와장에 두껍게 내려 낮은 이끼가 더욱 정겹다.

 

 

 

 

아들바위! 돌을 던져 바위위에 놓으면 아들을 얻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