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른 봄나물 채취 나들이
내 고향 고성군 마암면과 들판을 맞닿은 곳 두만면!
계획했던 가벼운 산행 일정이 이런저런 이유로 무산되면서
대안으로 선택한 다소 이른 봄나물 채취의 유혹은
아침부터 부슬부슬 가늘게 내리는 봄비에도 아랑곳 없다^^
아마도 이전에 냉이를 전문적으로 재배했었다는 이제는 버려진듯한(?) 너른 밭에
냉이와 달래가 곳곳에 깨알같이 널렸다.
나물에는 문외한이었던 나 조차 조금 시간이 지나자 제법 숙달이 딜 정도이다.
냉이와 달래를 쏙쏙 뜯는 즐거움에
간간이 느껴지는 허리 통증도 참아 낸다.
사실 이런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움직이는 것도 고역인가보다^^
미리 지인에게 연락을 해둔 덕에
덤으로 풋풋한 쑥과 많은 양의 냉이까지 푸짐게 챙기고서
두 번째 새로운 나물밭으로 이동한다.
이런 시골을 산보하다 보면
소로길 중간중간 농사용 작은 저수지들이 자리 잡고 있다.
두 번째 산길 입구에는 규모가 제법 큰 서원이 보인다.
가까이 다가 서 보니 "도산서원"인데 조선시대 "도산"이란 학자의 서원인지라
우리가 역사적으로 잘 알고 있는 "안창호" 선샌은아님이 분명하다^^
잘 포장된 아스팔트 길을 20여분을 천천히 걸으면서도
끊임없이 주변의 파란 풀섶을 눈으로 훔쳐보가며
우리가 찾는 나물들이 혹시 지천으로 깔려 있지는 않는지를 살핀다.
돌미나리도 아직 싹이 돋는 시기라 다소 이르고
돌나물도 이제 싹이 조~금 드러나는, 아직은 늦은 겨울 풍광이다.
씀바귀도 제법 눈에 띄기는 한데 아직 덜 여물었다.
아무래도 4월이 되면 다시 한번 찾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아쉬움 마음에 조금씩 산 위쪽으로 접근해 가는데
길 좌우로 아까 캤던 것 보다 키가 제법 큰 달래 군락지도 눈에 들어 온다.
그리고 조금 위쪽 햇볕이 잘 드는 한 구석에
제법 성기고 얽힌 이름 모를 풀들 속에
먹음직스러운 머구(머우) 나물들이 짙붉은 잎과 붉은 뿌리를 드러 낸다.
풀들 사이에 때로른 가시나무들이 같이 얽혀 있어 조심해 가며
한 뿌리 한 뿌리 중간중간 허리를 곧게 펴 가며 띁고 또 띁는다.
본격적으로 등산에 심취하면서 봄이면 취미로 취나물과 고사리를 뜯어 보긴 했지만
이렇게 다양하고 풋풋한 나물들을 만나고 사귀는 것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제 조금 더 날씨가 풀리면 개두릅은 물론
약초로 좋은 하얀민들레까지 채취할 4월이 벌써 너무도 기다려 진다.
어째튼 모처럼 서두르지 않아도 종았고( 이건 매번 등산은 서두름의 연속이라는 자인인 셈인가?^^)
가족들과 함께 오손도손 세상사는 이야기 꽃도 피우고
맛나고 값진 산 나물을 뜯을 수 있는, 다소 이르지만 봄이 마냥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