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백운산(882M) - 동강 물길따라 봄 산행
백운산(882.5m) 개요
산 위에서 조감하는 동강의 굽이치는 모습은 숨겨진 보석을 발견한듯 색다른 느낌을 준다.
백운산은 정선에서 흘러나온 조양강과 동남천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동강의 가운데에 위치
하고 있는 해발 882.5m의 산으로 산행은 정선군 운치리 점재나루에서의 도강(渡江)에서부
터 시작하며 평창군 미탄면 문희마을로 내려가는 게 보통이다.
정상에 오른 후, 크고 작은 5개의 봉우리들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독특한 등산로이며 등산을 하면서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과 주변 산들이 연출해 내는 절경
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게 이곳만의 매력이다.
▶ 주의사항
백운산 산행은 결코 만만치 않다. 경사가 급하고 등산로가 동강변을 바라보는 벼랑 끝
으로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구간이 많아 위험하므로 초심자 혼자서 등산하는 것은 삼
가고 비가 오는 날엔 바위가 미끄러워지기 때문에 가급적 등산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산중에는 물을 구할 곳이 없기 때문에, 사전에 물 준비를 잊지 말아야 한다.
등산일시 : 2014년 3월 22일(토) 09:05~13:30 (약3시간 30분)
등산코스 : 점재마을(주차장) ~ 백운산 ~ 제장마을(쉼터) ( 약 6.5km)
300m 912m 260m (GPS상 해발)
등산지도
짧은 거리이지만 오르막과 내리막길 모두 급경사로 이루어져
한마디로 짧고 굵은 산행을 선호하는 분들께 안성 맞춤 코스^^
겨울 기운이 다 되어 가는 걸까?
너무도 화창한 봄(?) 날씨다.
백운산은 아름다운 동강을 끼고 험한 절벽 한켠 능선을 타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점재마을 어귀에 도착하여 맑고 푸른 동강물을 가르는 점재교를 건너 도착한 소박한 시골 마을
강가 임시 주차공간에 차를 세우고 백운산 입구 마을 가게를 지나는데 노부부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알고 보니 차를 주차한 등산객들에게 안내도 해주고 마을측 대표로 주차비도 징수를 한다.
제장마을 가는 길도 자세히 일러 주시고 정선 신동읍의 개인택시 전화번호까지 알려 주신다.
가능하면 문회마을로 하산하지 말라고 당부하시는데
그 이유인즉 "택시비가 만만치 않다"는 것! 당연히 우리들에겐 절대 필요한 산행 팁이다^^
(참고로 회귀산행이 아니면 문회마을~점재마을은 10만원, 제장마을~점재마을은 택시비 2만원)
초반에 고즈막한 밭과 얕은 언덕을 지나 오른편끝의 험준한 암벽봉우리를 크게 좌로 우회하다
첫 능선서 부터 가파른 바위길이 길게 이어지고 우측 발아래 점재마을이 까마득히 내려다 보인다.
쉼없는 깔닥 바위구간이 이어지면서 호흡도 거칠어지고 근력에 부담이 오기 시작한다.
정상까지 거리는 불과 2KM 남짓이지만 이러한 경가길이 정상까지 이어지며 결코 만만치 않음을 실감한다.
정상에는 제법 잔설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이고
하산길 초입은 녹은 눈으로 축축해진 흙길이 장난이 아니다.
짧은 시간에 신발은 덕지덕지 달라 붙은 흙으로 무겁기도 하거니와 돌길에 미끄럽기 그지없다.
중간중간 나무와 돌에 신발 바닥의 흙을 긁어 내가며 본격적인 바위길 하산에 속도를 내 본다.
하산하는 끝까지 왼편 시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동강의 부드러운 물길
강가 주변의 아담한 마을과 넓은 강둔치
수직 절벽끝의 아슬하슬한 능선길에 연이은 전망대 모두가 힘든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군데군데 산수유(?) 처럼 보이는 나무엔 노란 새싹이 돋아 나고 있다.
따뜻해지는 날씨에 완연한 봄 맞이 준비에 들어 가는 모양이다.
짧은 거리지만 경사는 만만치 않으나 동강 경치를 수시로 봐가며
가볍게 즐기며 걷다 보니 어느 새 제장마을에 도착한다.
점재마을 어른신이 주신 전화번호 도움으로 신동면 가까운 개인택시를 부르고
기다리며 한적한 강가, 조용히 도도하게 흐르는 물길,
우리가 지나왔던 거의 반쪽만 남은 듯 보이는 백운산 능선길을 가만히 바라 본다.
지난 주 예상보다 무척이나 먼 임도를 걸었던 후회때문에
포장길을 걷기보다 과감히 택시를 부르고 이동하면서 새삼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등산은 등산길로 걸을 때 비로소 등산이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확인하며...
38국도를 넘어 오며 멀리 보였던 운무자락은
가까이 보니 동강에서 피어 나는 물안개였다...
마을 입구에서 중앙에 험난하게 턱 버티고 선 암벽 봉우리!
등산로는 요 봉우리를 좌로 크게 돌고 돌아 봉우리에 연결되는 능선길을 끝없이 오르게 된다.
무엇보다 쉼없이 이어지는 바위길에 체력은 더 곤두박질 치는듯하다.
대신 나무/철계단은 별로 없다. 바위길과 안전로프, 나무 난간대가 연이어 나타난다.
서서히 우측으로 부드럽게 흐르는 동강 물줄기가 보인다.
가늘프지만 꼿꼿하게 바위에 서 있는 고사목은
마치 살아 있는 듯 그 자태가 위엄이 넘친다.
쉼없이 흐르는 동강...
쉼없이 마주치는 동강의 풍광...
그래서 힘든 와중에도 힐링이 되는건가?
그러게 평소에 짬짬이 운동을 했어야쥐~~
그러는 나 자신도 사실은 자신이 없다^^ ㅋㅎ
힘들면 쉬어가지 무엇이 그리 바쁘겠는가?
저렇게 거침없는 물길에도 생존하는 자연의 힘을 느낀다.
그렇듯 사람의 마음이 사람의 관계를 바꾸지 않을까?
이제나 저제나 정상은 어디에 있는겨?
마음을 비우고 비몽사몽간에 바위길을 오르고 또 오른다.
약 40분 가량 정신없이 오르고 또 오르기만 할뿐...
힘들만하면 고개를 돌려 동강을 바라 보며 위안을 삼는다.
드디어 첫번째 정상이 보인다.
이럴 때 몸은 갑자기 가벼워지고 인내심은 높아져 간다^^
잡히지 않을 듯 멀어 보이든 목표가 바로 눈앞이라 그렇겠지?^^
해발 800가까이 이르자 잔설지역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더 이상 내리지 않을 눈을 감안하면 마지막 겨울의 흔적이 되겠지?
그래두 나무가지 위로 하얀 잔설이 묻어 있어 반갑다.
드뎌 정상!
정상에 웬 돌무덤 천국인가?
바람한점 없어 너무도 포근한 정상이다.
그러게 등반 전날 음주는 자제하라고 했건만^^
제일 고생이 많았던 후배^^ 그래도 오르고 난 후 상쾌하기는 제일이었을 듯!
가까운 풍광도 좋지만 멀리 구비구비 이어지는 동강 물길도 참 좋다.
동강에 접한 산은 온통 반쪽 능선의 깎아지르는 절벽길이다.
억겁의 시간동안 강물이 반쪽을 깎아 내린 것일까?
딱한팀과 마주쳤다. 좋은 날씨인데도 인적이 더물기만하다.
경사도 급하고 대부분 바위길이라 조심조심^^
이제는 마지막 봉우리겠지?
하고 넘어서면 또 다른 낮선 봉우리들이 연이어 나타나 시험에 들게 한다.
몇일전 보도에 국립공원을 돌며 겨우살이를 채취하는 사람들이
나무에 오르는 고생을 면하려고 나무 밑동을 톱으로 잘라서 겨우살이를 캐 간다고 한다.
절벽끝의 겨우살이를 보닌 새삼 자연의 인간에 의한 훼손에 등산도 삼가해야 할 날이 오는건 아닐까 고민해 본다.
드디어 오른편 꿑으로 목적지 제장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좀만 내려가면 무릎과 발목의 시큰함도 끝이다.
연식이 충분히 다 되가는것인지 최근 내리믹길 몸의 부담도 은근히 무시할 수 없다^^
산수유 나무같은데 이곳 강원도 산간에도 봄은 여지없이 오나 보다.
아직 이렇게 늦가을 분위기를 풍기는 낙엽들로 인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저 멀리 까마득히 우리가 지나온 반쪽 봉우리 절벽길이 새삼 위태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