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 - 2일차(밀라노~베로나), 베로나 아레나에서의 "토스카" 오페라 관람
전체 여행일정
8/9(인천~밀라노)~8/10(밀라노~베로나)~8/11(베로나)~8/12(베네치아)~8/13(베로나 가르다)~8/14(밀라노 공항 이동, 출국)~8/15(암스텔담 경유, 인천 도착)
2일차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관람
밀라노 중앙역에서 우여곡절끝에 무사히 기차를 타고 한시간만에 도착한 베로나역에서
마중나온 베로나에 살고 있는 대학 후배의 도움으로 시내 중심가인 에르베 광장에 위치한 호텔에 체크인을 했다.
후배에 따르면 옛 로마시대 지방왕권을 가진 정부의 집무실로 사용된 곳을 호텔(아래 지도 Palazzo Maffei)로 개조했다고 하는데 고색창연함의 진수를 보여주는 개성있는 건물이다. 입구에서 방까지 네개의 열쇠 꾸러미를 순서대로 기억했다 열어야만 하는 불편함에 불구하고 재미있고 또 약간의 긴장감으로 오히려 즐길 수 있어 좋았다.
호텔로 재 단장된 우리 숙소 전경
바로 앞에 베로나를 상징하는 사자독수리상을 품은 탑
그리고 전방에 각종 레스토랑과 카페, 노점상들로 붐비는 에르베 광장이다.
체크인 후 오늘 최고의 계획인 토스카 공연이 예정된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공연장으로 향했다. 베로나는 이탈리아 북부의 이탈리아 전통이 가장 잘 보존된 도시인데 스위스와 독일의 접경에 자리잡고 있고 또한 거대한 가르다 호수를 끼고 있어 수많은 볼거리와 유적을 가진 도시로 많은 북유럽 관광객들이 찾는다고 한다.
옛 로마시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세 방향의 강과 한쪽 성곽곽이 도시 중심을 둘러싸고 있어 비교적 도시의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다. 강 건너편에 또 다른 소형 원형경기장엔 소형 문화행사가 주로 열리고 베로나 에레나 경기장엔 백여년 이상 여름기간내 오페라 공연이 펼쳐지고 있어 베로나의 문화행사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이탈리아는 비교적 저녁 식사가 늦은 저녁 8시부터 시작되는 이유로 시내 식당가도 한국과 달리 밤늦게까지 영업을 한다고 한다. 7시가 지난 공연장 주변엔 수많은 식당들이 성황중인데 마침 후배단골 식당엔 빈자리가 없어 옆 식당으로 자리를 정했는데 결국 부실했던 식사만큼 만큼 테이블엔 남은 음식들만 덩그러니 쌓였다.
8시반부터 시작된 공연은 야외답게 매우 큰 무대 스케일이 인상적이었고 중간중간 무대변경을 위한 휴식시간을 포함해서 약 3시간 반이상 계속되었는데 우리는 긴 비행으로 인한 피로때문에 졸다보다를 반복하다 세막중 두막째 공연 후 자리를 떨 수 밖에 없었다. 비록 멀리 떨어진 자막과 무대를 번갈아 보는 이중고때문에 정확한 대사가 잘연결되지 않았지만 줄거리 정도는 충분히 이해가 되어 절절한 그들의 사랑 만큼은 기억에 남았다.
늦은 시간임에도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예스러움과 현대가 공존하는 베로나 골목 길을 걸으며 아이스크림을 맛보았는데 비록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넉넉한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밀라노 공항에서 탄 기차와는 분위기와 쾌적함의 정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KTX내 분위기와 유사한데 무료 제공 생수와 과자는 덤으로^^
베로나 시내의 모든 거리들이 이렇게 오밀조밀하게 만들어져 있다.
아니 도시가 설계된 옛모습 그대로 좁지만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세심하게 관리되고 있다.
골목마다 자주 바뀌는 일방통행 표지로 후배도 가끔 혼란스러워 했다.
로마시대 건축된 원형경기장중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되었다고 평가를 받는 Verona Arena
1910대 중반에 우연히 시작된 오페라 야외공연이 벌써 100년 이상 지속되어 세계적인 오페라 축제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배우들이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도 원형경기장 특유의 음반사로 인해 자연음의 공연이 가능하다고 한다.
Arena 바로 앞 식당에서 자리잡고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중...
두가지 스파게티와 피자, 샐러드를 시켰는데 샐러드를 빼고는 입맛에 안 맞아서 반 이상은 남겼다.
2년 정도 베로나에서 살고 있는 후배 얘기로는 이탈리아 음식은 너무 단순해서 음식에 관한한 최악의 평가를 한다.
변변한 풀코스 전체 요리가 부족한데다 자기들 전통 음식마저도 mixing과 개량을 반대하는 지나친 보수주의로 인해
이탈리아 음식의 발전을 가로 막는다고 한다. 정말 피자도 한국식의 다양한 도핑 재료를 구경하기 힘들었다.
누가 그러긴 했다. 담백함이 이탈리아 피자의 생명이라고^^
무난했단 과일 샐러드를 제외하곤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고
보기에도 썩 맛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너무도 단순한 피자도 너무 딱딱해서 먹기 곤혹스러웠다.
그나마 손님이 꽉찬 식당은 그래도 좀 낫다고 하는데 마침 그 식당은 빈자리가 없어서 또 다른 아쉬움^^
해가 저물어 가면서 오페라 시작시간을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광장을 거닐고 식사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이런 장소에서의 저녁식사 언제 다시 기회가 있을까 싶고
풍광과 분위기는 너무도 매혹적이고 좋았다.
아레나 공연장에서 내려다 본 광장 풍광
공연 10여분전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계속하고 무대준비도 한창이다.
바로 한가운데 아래쪽이 VIP석이다.
일반석은 좌석 번호가 없고
출입구 구역에 따라 자유좌석을 잡을 수 있어 좋은 자리를 잡기위한 눈치싸움이 심하다고 한다.
이날은 무대 좌우 좌석쪽 입장을 막았기 때문에 치열한 자리경쟁은 없었다.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으며 뼈대만 남은 건물쪽의 화려한 조명이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안내자가 우리네 꽹가리 비슷한 악기로
공연시작전 자리착석 및 조용히 하라는 안내를 여려번 한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고 열정적인 배우들의 노래가 여러 음역대를 드나들며 열연을 한다.
시작전 천막으로 가려져 있던 커다란 토스카상이 모습을 드러 낸다.
1막이 끝나고 무대를 정리하는 동안
밖으로 나가 볼일들을 보고 재입장, 그리고 2막 시작
어린 동생을 데리고 즐겁게 놀고 있는 자매
아레나 주변엔 아이다를 비롯한 동시에 공연되는 다른 오페라를 위한 무대 소품들이 잔뜩 쌓여 있다.
일자별 공연 오페라가 정해지면 그날에 맞는 무대소품들이 크레인을 통해 공연장안으로 반입된다.
초반에 너무 멋진 장면들을 담으려 연신 카메리 셔트를 눌러댔는데
휴식 시간 후 2막 시작전 뒷 줄의 아저씨 한분(가족들과 함께 왔음)이 예의바르게
셔트 소리가 방해되니 무음으로 촬영을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죄송하다고 알겠다고는 했는데 무음 촬영방법을 몰라서 한동안 안찍고 공연에 집중하고 있었더니
좀전의 아저씨가 미안해 하며 그렇게 조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ㅋㅋㅎㅎ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요?^^ 은근히 기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잘못한 원죄 덕분이다,.
괜찮아요 이젠 사진 안 찍어도 될 것 같아요 아저씨!!!^^
기나 긴 비행기 여행으로 인한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탓일까?
식구들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고 나도 졸려서 2막을 끝내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숙소로 향했다.
이탈이라 하면 아이스크림(젤라토)라며 하나씩 사들고 베로나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고전길을 걸으며
짧은 여행의 망중한을 즐겨 보자^^
아레나에서 에르베 광장까지는 이런 대리식길만 따라가면 바로 연결된다.
에르베 광장 교차점 가까운 곳에 "줄리엣의 집"이 자리잡고 있다.
매년 8월 여름철에 진행되는 오페라 축제 안내 팜플렛
아이다, 나비부인등의 일정안내와 플라시도 도밍고의 출연 소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