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후기

삼척 고천리~대방골~두타산 산행

백갈 2018. 5. 13. 17:24

등산일시 : 2018년 5월 13일(일) 06:30~12:45(6시간 15분)

등산코스 : 고천리 마을회관~두타사~대방골~두타산(왕복 약 16.5km)

 

두줄평

 

1. 두타산의 새로운 코스 첫 도전! 대방골의 깊은 계곡을 끼고 길게 오르는 코스는 환상적이다.

 

2. 마을회관에서 두타사 입구까지 차로 이동해도 괜찮을듯~ 포장길을 3km이상 걷는 건 등산보다 힘들어 ㅠㅠ

 

지인에게 최근 두타산 새로운 코스 정보를 듣고 곧바로 도전을 결정했다. 전날 약간 내린비로 긴 계곡쪽이 별탈없길 기원하며~~

 

마을회관에서 포장길이 이렇게 길줄 몰랐다. 아마 알았다면 차를 좀 더 위로 가져갔을텐데 사실 어느 지점에서 등산로를 진입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의미한 아쉬움이기도 했지만.

 

대방골 입구에 위치한 두타사는 절이라기 보다는 무당의 기도와 굿이 많이 진행되는 민간 전통 공간인듯하고 계곡을 조금 오르니

바위틈새 조그만 불상이 자리잡고 있고 주변엔 무당의 기원을 행한 흔적이 남아 있다.

 

본격적인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은 경사도 심하지 않고 우렁차게 흘러내리는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며 걷는데 길 주변에 탐스러히 물기를 머금고 한창 자라고 있는 취나물을 조금씩 뜯으며 걷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두타산 정상 약3km를 앞두고 계곡에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되는데 일차능선(대방산 줄기 추정)을 탄 후에도 호흡을 정리할 여유도 없이 오르막 능선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이런 흐름으로 두타산 정상까지 가야하나 걱정을 하며 호흡을 고르느라 두어번 휴식을 취하며 영양도 보충하며 여유로운 시간은 가져 본다.

 

정상까지 약 1km 정도 남았을 즈음 근거리에서 갑자기 사람들 소리가 들리길래 무릉계곡 능선길이 가까워 진건가 했는데 역시 정상 0.5km 앞둔 낮익은 그 길이다~~ 익숙한 길이라고 시험에 들지 않는 법은 없다. 3시간을 넘기며 체력적인 고갈을 애써 짧은 휴식으로 호흡을 달래가며 정상에 올랐다.

 

시원한 바람과 넉넉한 요기, 모처럼 얼려서 준비한 캔맥주 한잔에 모든 시름과 생각조차 모두 사라지고 편안함이 충만한 좋은 시간~~

 

내려갈 때 대방산 능선을 따라 고천리로 내려서는 길을 찾아 보기로 했지만 결국 올랐던 대방계곡길 외 탐방로를 찾지 못해 왕복코스가 되고 말았다.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등산로이다보니 산악인들의 안내 리본도 한두사람이 부착해둔 걸 빼면 거의없고 그래서 길이 헷갈리는 경우가 있을 때 가끔 싼 알바를 해야할 가능성이 커지 않나 싶다. 어째튼 아니다 싶으면 다시 되돌아가 확실한 위치에서 재출발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걸 두어번 실감함^^


그리고 대방골입구에 이르기까지 농가와 규모가 큰 축사들이 위치해 있는데 하산하는중에 집채만한 큰 개 한마리가 아무런 제지없이 큰길을 어슬렁 거리고 있어서 정말 너무도 놀랐다. 가까이 개 주인이 있었지만 사고라도 났으면 주인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욕도 나고 겁도 나서 기분이 많이 상했다. 혹시 여성분끼리의 산행이라면 더욱 많은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하산할때는 구룡골로 내려오려고 했지만

불학실한 등산로인데다 갈림길 찾기가 쉽지 않아서 애써 모험을 하지 않기로 했다.

너무도 깊고 깊은 첩첩산중이라 미아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



온 세상이 푸르른 신록의 계절이 찾아왔다!

고로 등산의 계절이 도래했다^^


 

청보리가 익어가고

방목하는 닭들이 한가로이 노닌다.


출렁다리는 비록 짧지만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


 

푸르름속에 유난히 하얀 치아처럼 건강한 흰꽃들이 싱그럽기 그지없다.




 두타사 주변의 돌탑들

누구의 생명을, 안전을, 소망을 기원하며 쌓았을 것이다.

몇날 몇일 지극한 치성과 함께,... 



 




 


사실 오늘 산행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취나물이었다.

등산로를 벗어날 필요없이 걸으면서 좌우로 가끔 수확을 했다.


세식구 한끼 삼겹살 싸 먹을 정도의 량으로 만족이다.


점심때 취나물로 쌈을 싸 먹었는데 식구들 모두 은은한 향과 함께 맛나게 먹었다. 



 

두타사를 지나 조금 길을 오르다 보니

상부에 모셔진 작은 불상과 기도와 굿을 위해 준비된 장소! 

어째튼 아직도 서민들의 간절한 소망은 토속신앙에 많이 기대고 있는둣하다.



늘 한결같이 함께 해 줘서 고마운 두타산

사계절 거르지 않고 찾아서 꼭 인사를 한다.


친했던 친구들도 잠시 서로의 사정으로 소원해지면

금방 5년, 10년이 휙 지나가고 낮선 사이가 되기 쉽다.


그래서 산은 더욱 친구이상으로 늘 곁에 있으면서도 살가운 존재가 아닐까?.


늘 그렇듯 무릉.천은사 방향에서 정상에 오르는 길은 멀고 험하기만 하다.



 



오늘은 단체 산객들이 많이 찾았다.

뭘 하며 어울리든 내면적인 즐거움만 얻을 수 있다면 좋은 삶이 아닐까?





청옥을 지나 고적대, 갈미봉으로 이어지는 대간길!


이 곳엔 산악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코스이기도 하다.

산세는 지리보다는 설악의 산세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두타.박달령.청옥.연칠성령.고적대등에서 내려서는 길이

아래 계곡에서 모두 만난다.





정상 가까운 곳에는 아직 피빛 진달래가 남아 있다.

먹을 수 있는 참꽃이 진달래이고 철죽꽃잎은 못먹는다 해서 개꽃으로 불렀다.








 



두타에서 청옥으로 넘어가는 대간길

청옥 바로 곁이 고적대이다.





두타산을 내려서는 능선길

중앙 봉우리 낮은쪽이 박달령이다.



 


기대이상으로 대방골 계곡은 깊고 수량도 풍부하고 풍광도 좋다.



 


조금만 더 더웠어도 아마 알탕 생각이 간절했을터^^



 



 

 


어마한 규모의 암반이 비스듬히 게곡으로 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