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오리온스의 V2를 축하하며 - 2016 KBL PO를 돌아보다 (네이버 스포츠 퍼옴)

백갈 2016. 4. 5. 12:30

20160405 오리온


짜릿했던 프로농구 플레이오프도 오리온스의 우승으로 끝이 나니

많이 심심하던 차에 지난 주말 프로야구가 시작됐네요^^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살며 프로 스포츠 하나 즐기는 게 죄가 되지는 않겠지요?^^


원년부터 대구 동양팬이었던 관계로(본인 회사의 농구팀이었음~~)

너무도 오랬동안 암흑기를 겪어야했던 참담한 끝에

이렇게 달콤한 단비를 맞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높이의 팀 동부를 꺾고 수비의 팀 모비스까지 연승으로 허물고 올라간 결승전!

솔직히 기대를 많이 했지만 이렇게 화끈하고 재밌게 우승을 할줄은 몰랐죠^^


콜든스테이드워리스와 같은 패턴의,

유럽을 휩쓸고 있다는 세계 농구의 주류인 스몰볼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감명깊은 건

영원한 농구계의 비주류였던 추일승 감독의 생애 첫 우승이라

더더욱 마음에 와 닿았던 우승의 기쁨이었습니다.


"연고세대가 출신이 많지 않은 농구계에 비연고대 출신이 주류가 아닌가?""라는

희망의 메세지가 너무도 멋졌습니다.


이 세상의 주류는 대부분 흙수저이니깐요

많지 않은 금수저는 비주류로 지대로 살아라고 말하고 싶군요


그리고 긴 플레이오프 경기를 너무도 재밌게 분석한 기사 참말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오리온 선수감독 스테프들 모두 축하합니다.



[농스트라다무스 결산] 김민구부터 스몰볼까지…2016 KBL PO를 돌아보다

     

김민구부터 스몰볼까지… 2016 KBL PO를 돌아보다


2015-2016 KCC 프로농구의 가장 빛나는 별은 고양 오리온이 됐다. 전주 KCC를 4승 2패로 꺾고 통산 2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들었다. 이로써 한 달에 걸쳐 진행된 포스트시즌 일정도 마무리 됐다. 2016년 플레이오프를 시작하면서 ‘농스트라다무스’가 결성됐다. 류동혁(스포츠조선)‧최용석(스포츠동아)‧박세운(CBS노컷뉴스)‧손대범(점프볼) 기자가 모여 시리즈별로 전망하고, 틀린 자에게는 ‘딱밤’ 응징을 내렸다. 마지막 시간으로 그간의 여정을 돌아보는 방담을 가졌다. 진행과 정리는 한 번도 승리팀을 맞추지 못한 손대범 기자가 맡았다.


+ 6강 시리즈 정리 +
최용석 기자 KGC인삼공사 승리 예상 / 류동혁 기자 삼성 승리 예상
박세운 기자 오리온 승리 예상 / 손대범 기자 동부 승리 예상


Q. 형님들, 먼저 KGC인삼공사(4위)와 삼성(5위), 오리온(3위)과 동부(6위)의 6강 시리즈부터 돌아보시죠. 시리즈를 맞춘 두 분이 총평을 먼저 해주세요.


최용석(이하 최)_ 전성현이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삼성을 신경 쓰게 만든 것이 효과적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정규리그 막판에 경기력이 너무 안 좋아서 걱정이 됐는데, 코칭스태프가 포스트시즌 앞두고 분위기를 잘 만들었다고 봅니다. 이정현의 플라핑과 트래블링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손규완 코치가 이 부분에 대해 잘 잡아주면서 걱정했던 것만큼 불리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덕분에 삼성에 앞섰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전성현의 깜짝 활약, 가장 놀랐을 이는 박지혁 기자가 아닐까(사진제공. KBL)

박세운(이하 박)_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 다치기 전까지는 선두를 달렸던 팀이잖아요. 3위로 떨어져 시즌을 마친 것 자체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 것 같습니다. ‘증명’할 것이 생겼고, 이를 위한 의지도 생긴 것 같습니다. 반면 동부는 윤호영이 일찌감치 시즌아웃 됐고, 김주성도 막판에 돌아와 컨디션이 불완전했죠. 전력 누수가 없던 오리온이 애런 헤인즈, 조 잭슨의 공존까지 이뤄내며 포스트시즌을 맞은 것과는 대비되는 분위기였습니다.


Q. 삼성은 ‘높이’라는 장점을 살리지 못했습니다. 리바운드 숫자에 비해 성과가 미미했습니다.

류동혁(이하 류)_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 같아요. 플레이오프는 집중도가 높아진 무대입니다. 하지만 삼성에서는 주희정을 제외하면 그 부담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높이를 살리지 못했죠. KGC인삼공사는 이정현, 박찬희, 김기윤이 제 역할을 잘 해줬습니다. 수비도 마찬가지로, 상대 압박을 피하는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더 대비를 했어야 하는데, 상대의 2대2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_ 제가 생각하기에 삼성은 모든 걸 다 수비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줄 건 주면서 안 줘야겠다고 생각한 부분만이라도 잘 틀어막았어야 했는데, 이것저것 신경쓰다보니 외곽과 골밑을 다 내주고 말았죠.


_ 개인적으로 1차전이 제일 중요한 시리즈는 4~5위간의 6강이라 생각해요. 전력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초반 분위기가 중요하거든요. 삼성은 KGC인삼공사의 외곽 압박이 강하다는 것을 숙지했을 텐데 그 부분에서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가드가 압박을 당할 때 누군가 나와서 받아주는 부분 말이죠. 볼 로테이션이 안 되고 있는데 포워드를 세 명씩 기용하는 등 대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했던 삼성, 결국 두 마리 모두 놓치고 말았다(사진제공. KBL)

_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잖아요. 저쪽이 카드를 내면 다른 쪽을 내야 할 텐데 그게 안 됐던 거죠. 태영이 2대2 수비에서 약점을 보인다면 누군가를 붙였어야 했습니다. 모비스처럼 팀 디펜스로 메우는 방식도 있었을 텐데, 그런 계획적인 부분에서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Q. 오리온-동부 시리즈로 넘어가보죠. 정규리그에서와 달리, 경기가 끝날 때마다 웬델 맥키네스가 다 뒤집어쓰는 느낌이었습니다. 욕심을 냈다, 흥분을 했다 등 말이죠.


_ 사실, 동부는 맥키네스만의 문제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오히려 김주성과 로드 벤슨의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으니까, ‘맥키네스 고(GO)’가 될 수밖에 없었죠.


_ 동부는 조금 더 다양한 공격루트로 갔어야 하는데 그게 아쉬웠습니다. 오리온이 맥키네스를 틀어막기 쉬웠죠. 두경민과 허웅이 기복을 보인 점도 꾸준함을 저해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또 김주성의 몸 상태가 안 좋다 보니 김주성-맥키네스 콤비의 한창 좋았을 때의 모습이 안 나온 점도 패인이었다고 봅니다.


Q. 이번 시즌 들어 김주성의 외곽슛 시도 횟수가 늘었고, 성공률도 높았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그게 자연스럽게 나오지 못한 점도 있었습니다. 코트 밸런스가 오히려 안 좋아지는 영향을 끼쳤다고 할까요?


_ 김주성의 장점은 포스트에서 자기 공격뿐 아니라 동료들도 살리는 역할도 잘 해준다는 것이었는데 그게 안 나왔죠. 정규리그 막판 1~2경기를 뛰고 바로 포스트시즌에 임하다보니 그랬을 거라 생각합니다. 경기 체력을 올리고 돌입했다면 가능했겠지만, 그게 안 되다보니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사실 3점슛 자체는 큰 장점이라 생각해요. 다만, 패턴을 이용해 안에 있다가 밖으로 나오는 식의 플레이라면 좋았겠지만, 그게 아니라 처음부터 3점슛 라인 밖에 있다 보니 오리온이 수비하기 용이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김주성의 투혼, 그러나 동부의 무기력한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사진제공. KBL)

_ 벤슨 부진한 것도 크다고 생각해요. 맥키네스가 플랜A라면, 누군가가 ‘플랜B’가 되었어야 하는데, 벤슨이 그 몫을 못 해줬죠. 발 부상도 있다보니 활동폭 자체가 많이 좁았습니다. 2대2 공격도 안 되고, 심지어 리바운드도 안 됐습니다.


_ 맥키네스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그를 1대1로 막을 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오리온의 맥키네스에 대한 수비 로테이션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승현이 역할을 잘 한 것 같습니다. 수비가 원활하게 되면서 김주성이 겉돌 수밖에 없었다고도 봅니다. 또, 두 팀의 선수층(depth) 차이도 무시할 수 없겠죠.


_ 다른 면에서는 오리온이 그렇게 강할 줄 몰랐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잭슨과 헤인즈의 공존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또 잭슨이 지역방어에 약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술적으로 1차전에서 동부가 지역방어를 썼다가 크게 당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김주성과 벤슨의 몸 상태가 그 정도로 안 좋았을 줄은 몰랐습니다. (손대범_ 제 말이요.)


+ 4강 시리즈 정리 +


류동혁 기자 오리온 승리 예상 / 최용석 기자 모비스 승리 예상
박세운 기자 KCC 승리 예상 / 손대범 기자 KGC인삼공사 승리 예상


Q. KCC와 KGC인삼공사 시리즈로 넘아가보죠. 찰스 로드가 삼성을 꺽은 뒤 이런 말을 했습니다. “KCC는 삼성보다 수월할 것이다.” 하지만 결과물은 정반대였습니다.


_ 6강 끝나고 한 말이죠. 이유를 물어보자 영업비밀이라 했지만…. 나름대로 하승진을 끌어내서 슛을 던지면 KCC가 수비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은데, 외곽 시도가 무의미했죠. 허버트 힐이 있다는 사실도 간과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_ 이런 말도 있었어요. 로드가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넘버원 센터다”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한다고요. 그래서 정규리그 때도 삼성만 만나면 의지를 불태웠다고 하죠. 넘어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플레이했다고요. 그런 면에서 삼성을 넘은 뒤 마음을 놓은게 아닌가 하는 말도 있었습니다.


_ 로드는 최고의 기량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그런 멘탈의 불안정함 때문이죠. 고질적인 것 같습니다.


Q. 역시 화두는 안드레 에밋 수비였습니다. 김승기 감독은 ‘오세근을 먼저 내보내겠다’는 선전포고를 했지만, 에밋 수비는 쉽지 않았습니다.


_ 오세근을 붙인 건 실수였다고 봅니다. ‘깜짝 카드’라 내놓았지만 오세근 스스로도 어떤 수비를 해야 하는지 정확한 인식이 안 됐던 것 같아요. 에밋을 상대할 때는 오리온이 했던 것처럼 간격을 어느 정도 주면서 했어야 하는데 그게 잘 이루어지지 않았죠.



KGC인삼공사의 에밋 봉쇄법,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사진제공. KBL)

_ 오리온과 KGC인삼공사의 ‘에밋 대처법’은 큰 틀에서는 같았습니다. 일단 3점슛을 안 주고, 들어왔을 때 도움 수비로 견제한다는 것은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슛을 못 던지게 압박을 주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오세근이 빅맨이다 보니 외곽까지 시원하게 나가는 것에 주저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에밋만 기가 살았어요. 오리온의 경우 에밋 대처가 조금 더 디테일했습니다. 배치나 타이밍 등 말이죠. 또, KGC인삼공사도 오리온처럼 세깅을 하긴 했지만, 오리온만큼 과감하진 않았습니다.


_ 저는 그 한 걸음, 반 걸음 차이가 많은 것을 가른다고 생각합니다.


_ 오리온의 경우, 그 수비가 가능한건 애런 헤인즈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헤인즈는 공격적인 선수이지만, 수비도 굉장히 좋은 선수에요. 종종 공격에 가려져 과소평가를 당하곤 있는데, 센스가 좋아요. 도움 수비 들어가는 타이밍도 좋았고요. 에밋 뿐 아니라 하승진에 대해서도 잘 해줬습니다.


_ 헤인즈가 농구인들에게 과소평가 된 선수라는 것은 동의합니다. 사실, 기록상으로도 지난 시즌 디펜시브 레이팅 부문 전체 1위가 헤인즈였어요, 윤호영이 2위였고요. 돌이켜보면 SK 드롭존 디펜스에서도 헤드(head)는 헤인즈였습니다. 그 수비는 머리 나쁜 선수는 못 하는 거잖아요. 또 하나, 에밋 수비에 대한 명암이 갈린 건 ‘과감성’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헤인즈의 공격력에 가려져 있던 수비력, 재평가가 필요하다(사진제공. KBL)

_ 저는 오리온의 우승은 6라운드 맞대결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당시 추일승 감독은 KCC와 맞대결에서 에밋 수비를 놓고 여러 실험을 했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통하겠다고 확인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_ 준비가 디테일하고 정교했다고 봅니다. 젊은 감독들이 그런 준비성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오리온 우승 이야기에 앞서, 우선은 4강 시리즈도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비스와의 시리즈에서는 양동근에게 장신들을 붙였습니다.


_ 그 수비는 5라운드부터 준비했다고 봅니다. 당시 공동 1위 맞대결이었고, 저도 취재를 갔었는데요. 그 경기는 양동근과 조 잭슨의 3쿼터 1대1 맞대결로 큰 화제가 됐던 경기였습니다. 3쿼터에 모비스 수비가 조 잭슨에게 무너졌는데 그 와중에도 팀을 이끈 선수가 바로 양동근 선수였습니다. 3쿼터에 17점인가를 넣었죠. 그런데 4쿼터에 장재석과 최진수가 차례로 양동근에게 붙으면서 점수가 1점에 묶였습니다. 경기 끝나고 유재학 감독에게 이를 물었을 때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추일승 감독도 “그 수비가 좋았다” 정도만 말하고 넘어갔어요. 개인적으로는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눈치였습니다. 오리온은 6라운드에서도 이 수비를 한 번 더 시도합니다. 마지막으로 확인했던 작업이 아닌가 싶어요. 양동근도 이런 말을 했죠. “최진수 수비가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픽(pick)을 받은 뒤 최진수를 따돌리고 나갔는데, 비슷한 높이가 또 있어서 힘들었다”고요.


Q. 다른 한편으로는 모비스 수비도 대단했다고 봅니다. 상대성이 있겠지만, 그래도 120점을 뽑아낸 오리온을 매 경기 80점 아래로 묶었습니다.

 

_ KCC의 모 선수는 오리온이 60점대 득점을 하는 것을 보고 ‘우리랑 게임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차전이 끝나고 그는 생각을 바꿉니다. ‘모비스가 농구를 정말 잘 했구나’로요.


_ 통합 3연패를 할 때 양동근 선수의 경기 기복이 심했습니다. 양우섭이 맡을 때 중거리가 막혀버리면 모비스 전체 흐름이 깨졌지만, 김선형이 막으면 펄펄 날았죠. 양동근은 그런 약점이 분명히 있는 선수였지만 ‘플랜B’가 있었기에 위기를 넘겨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 부분에서도 차이가 컸습니다. 포워드 깊이, 기량 차이가 존재했죠.



모비스의 숨막히는 수비농구, 오리온은 맞불작전에서 승리하였다(사진제공. KBL)

_ 송창용과 전준범에게 지난 정규리그는 선수로서 성장하는데 무척 중요했던 무대였습니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무대에서는 차이가 났습니다. 아직은 주전선수라고 타이틀을 붙여주기에는 부족했습니다.


_ 전통적인 농구에서 스위치 디펜스는 ‘마지막 무기’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사실, 스위치는 다섯 명이 패스 타이밍을 조금 더 빨리 가져가고, 조금 더 빨리 움직이면 약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수비입니다. 그러나 경기 운영적인 면에서 봤을 때 모비스는 양동근이 못했을 때, 그걸 해줄 선수가 없었다. 빠르게 판단하고 움직여줄 선수가 없었죠.


_ 중국대표팀이 예전에 우리를 상대할 때 스위치 디펜스를 자주 썼죠. 우리는 패스워크를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찬스를 못 잡았습니다. 높이나 깊이 차이겠죠. 그런 기억도 났던 시리즈였습니다.


_ 저는 이 시리즈 숨은 MVP는 최진수라 봐요. 시즌 막판, 라커룸에서 추일승 감독이 이런 말을 한 적 있어요. ‘최진수가 헷갈린다.’ 장재석의 백업이자 조 잭슨과 같이 나오는 빅맨 자원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외곽자원으로 봐야 할지 고민된다는 거죠.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를 보면 빅맨이 아닌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 같습니다.


_ 저는 오리온의 불안요소를 조 잭슨과 최진수라 봤습니다. 두 선수가 과연 인내심을 갖고 견딜 것인가 걱정됐죠. 개인적으로 시리즈 내내 딴 짓 안 하고 추일승 감독의 농구에 집중한 부분은 높이 평가합니다. 다른 면에서는 추일승 감독의 벤치 장악력도 좋아졌음을 느꼈습니다.


Q. 어떻게 보면 모비스 시리즈를 위해 오리온은 ‘공격’이라는 장점을 포기한 거잖아요. 수비에 집중하겠다고 했을 때 걱정도 됐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기록을 보니 상대를 60점대로 묶은 경기는 한 번도 진 적이 없더군요.


_ 추일승 감독은 “공격 농구는 언제든 가능하기 때문에 수비 조직력만 갖춰지면 원하는 카드는 언제든지 꺼내쓸 수 있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준비가 잘 됐던 것 같아요. 시리즈를 들어갔을 때 장점을 버리더라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계획을 단계적으로, 시리즈별로 잘 세웠다고 봅니다.


_ 수비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모비스 시리즈에서 확인했다고 하죠. 오리온은 개인공격력이 다 좋으니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 농구 트랜드는 페이스(pace)와 스페이싱(spacing)인데, 오리온이 그걸 잘 따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단지 모비스를 상대할 때는 스페이싱이 아니라, 공격권 하나하나를 가져가는 ‘포제션(possession) 농구’를 했던 것 같습니다.



4강 모비스전의 승리로 오리온은 '공격과 수비'가 되는 팀이라는 것을 증명하였다(사진제공. KBL)

_ 전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공격 하나를 누가, 어떻게 성공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확확 갈리는 경기였죠. 2차전 이후부터는 모비스가 뭘 해도 분위기를 가져오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_ 저득점 경기도 그 정도 긴장감이 있으면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시리즈였습니다. 가장 퀄리티있는 농구를 보였던 시리즈였습니다.


Q. 1차전 마지막 순간, 연장전 대신 모험을 고른 유재학 감독의 선택은 어떻게 보시나요? 호불호가 굉장히 많이 갈리는 장면이었습니다.


_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유재학 감독이었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하고 말이죠. 어쩌면 유재학 감독은 오리온이 만만치 않은 상대이니 상대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경기가 끝나길 바랐던 것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모험수를 던진 거고요. 그게 통했다면 ‘만수’라 불렸겠지만 이번에는 실패했습니다. 내가 이걸 갖고 뭘 하겠다는 의지, 끝내도 내 손으로 끝내겠다는 배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_ 바스켓카운트 방송에서도 나왔던 말이지만, 이 대목에서 한 번 짚어줄 필요가 있죠. 명언, ‘일단 유명해져라, 그렇다면 사람들은 당신이 똥을 싸도 박수쳐줄 것이다(Be famous, and they will give you tremendous applause when you are actually pooping).’ (※ 이 문구가 소개됐던 바스켓카운트 방송은 전종목을 제치고 ‘다시 듣기 부문 1위’에 등극했다는 후문이다.) 유재학 감독이니까 그 정도로 넘어갔죠. 그걸로 실제로 이겨본 경험이 있으니까요.


_ 하지만 정작 파울작전의 대상자가 됐던 조 잭슨은 무념무상이었죠. 하하하.


_ 연장가면 안 됐을까?


_ 유재학 감독의 경우는 “파울트러블이 많아서 불리할 것 같다”고 말했죠. 조 잭슨 막을 방법이 없었다며 말이죠.


_ 큰 경기를 많이 해봤으니 어떻게 됐을지 몰랐을 것 같아요.


_ 모비스가 3년 연속 우승할 때를 돌이켜 보면 외국선수들의 수비력과 조직력이 굉장히 좋았어요. 앞에서 뚫려도 뒤에서 커버하는 수비가 잘 됐었죠. 하지만 올 시즌은 그게 안 되어 있었어요. 그 부분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할 때 2점 싸움을 해줄 선수가 없었죠.


_ 또, 3연패 시절에는 우리가 못 넣어도 상대에게 점수를 안 줄 만큼의 조직력과 자신감이 있었죠.



+ 챔피언결정전 정리 +


류동혁, 박세운 기자 오리온 승리 예상
최용석, 손대범 기자 KCC 승리 예상


Q. 그리하여 대망의 결승 시리즈가 시작됩니다. KCC와 오리온이 만났죠.


_ 흥미롭게도 챔피언결정전에 돌입하면서 추일승 감독의 접근 방식은 또 한 번 달라집니다. 문태종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는데요. 모비스 전에서는 문태종이 주로 후반에 나왔습니다. 추 감독은 그 이유를 ‘굉장히 강한 압박을 하는 팀 상대로는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라고 설명했습니다. KCC전은 그 반대였죠. 초반부터 나왔습니다. 어찌 보면 KCC의 압박에 대해서는 그리 부담을 안 느끼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했던 대목이었습니다.



중요 승부처때마다 3점포를 성공시킨 '타짜' 문태종 선수. 이번에는 승리의 샴페인을 맛볼 수 있었다(사진제공. KBL)

_ 하지만 오리온의 경우, 1차전 후반에서는 로테이션이 원활치 않았습니다. 분위기 싸움에서 미스가 났었죠.


Q. 그래도 1차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오리온 선수들의 자신감은 더 올라갔습니다. 한 선수는 “1차전 해본 뒤 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죠.


_  1차전 리드를 벌리는 걸 보고 우리가 이기겠다고 느꼈다고 말한 선수도 있었죠. 선수들이 에밋, 하승진 뿐만 아니라 외곽까지 막아야 하는 ‘삼중고’를 이겨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그 틀이 맞추지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봅니다.


_ 농구를 하다보면 ‘이 팀과 다시 만나면 이기겠구나’하고 자신감을 얻는 게임이 있는 반면, ‘쟤네는 만나면 버겁구나’ 하는 게임이 있습니다. 선수들이 그 게임에 대한 압박감을 잘 이겨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원 사이드 게임(2차전 99-71, 3차전 92-70)도 나왔고요. 반대로 KCC는 원 사이드 게임이 됐을 때 주전들을 계속 써서 점수차를 좁혀야 하는데 그게 아니었죠.


_ 전진을 했어야 하는데 후퇴를….


_ 게다가 2차전은 에밋의 워스트 게임이었단 말이죠. 그로부터 오리온은 자신감을 얻었겠고, KCC는 불안감을 느꼈겠죠. (※ 에밋은 이날 14점을 올렸다. 2015년 12월 16일 KGC인삼공사 전 이후 처음으로 20점 아래로 묶였다.)


Q. 김민구 이야기도 안 할 수 없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든 1차전의 ‘키워드’가 되어버렸어요.


_ 1차전 승리 원동력은 김민구였습니다. 3점슛 2개가 결정적이었죠. 그때만 해도 밸런스도 좋고, 자신감도 컸습니다. 하지만 1차전 이후 여론으로 인해 그 좋던 리듬이 완전하게 깨졌다고 봅니다. 추승균 감독은 막판 들어 에밋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김지후 카드까지 꺼냈는데 김민구가 1차전 같았다면 과연 김지후를 썼을까도 생각이 듭니다.


_ 저는 김민구가 신경전 과정에서 왜 그랬는지 다 이해할 수 있어요. 흥분했던 장면도 챔피언결정전 특수성을 생각하면 이해됩니다. 하지만 사과만 잘 했어도 되는데 그게 아쉬웠어요.




파이널 초반 벌어진 신경전, 김민구의 후속 조치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사진제공. KBL)


_ 챔프전을 보는 다수는 다 농구를 좋아하는 팬들입니다. 신경전 중에 나오는 욕설은 관대하게 봐줄 수도 있습니다. ‘전쟁’이니까요. 하지만 김민구는 핀트를 잘못 잡은 것 같습니다. 본인이 비난 여론에 시달린 건 욕을 해서가 아니라 그 이후의 태도였습니다. 너무 ‘쏘-쿨’ 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 바로 ‘기억이 안납니다’입니다. 개인적으로 2차전을 앞두고 악수라도 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Q. 저 역시 인터뷰실에서의 태도와 그 이후의 무거운 분위기는 한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시리즈는 그 사건으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요?


_ 사실, 김민구의 신경전에 대해서는 오리온 선수들도 그럴 수 있는 상황이라 인정했습니다. 챔프전에서는 화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이죠.


_ 오히려 임재현 코치는 최고참 문태종이 당한 건데, 오리온 선수들이 너무 얌전하게 대처한 것을 아쉽게 생각하더라고요. ‘전쟁’으로 봤던거죠.


_ 인터뷰가 모든 걸 엎어버린 것 같네요.


Q. 이번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을 취재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은 바로 심판입니다. 팬들 사이에서 ‘편파판정’, ‘홈콜’ 정도만 언급되던 예전 분위기와 달리, 이번에는 직접적으로 ‘스폰서 콜’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팬들 입에서, 팬들 댓글에서 언급된거죠. 관계자들 사이에서나 사용되던 단어가 활성화(?)되었습니다. 그만큼 프로농구가 신뢰를 못 받고 있다는 생각에 어쩌다 이렇게까지 왔을까 싶어 안타까웠습니다.

 

_ ‘스폰서 콜’은 말한대로 관계자들 사이에서만 나왔던 단어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팬들이 먼저 그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KBL 책임도 있습니다. 감독과 선수의 항의는 1년 내내 룰로 틀어막았습니다. (※ FIBA 규정에서는 감독과 선수가 경기 중에 항의를 할 수 없도록 해두고 있다.) 그렇게 해서 별탈없 이 넘어갔다고 볼 수 있겠지만, 팬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1년 내내 불만이 쌓여있었습니다. 팬이 내가 좋아하는 선수, 감독에 동화되어 울분과 불신을 갖게 된 거죠. 누가 봐도 명확하지 않은 콜에 분노한 거고요.


_ 그 증폭됐던 과정이 중요합니다. 그게 이상했을 때는 KBL이 명확하게 해명을 했어야 하는데 그런 소통이 전혀 안 됐죠. 저도 취재했을 때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라는 답을 받았다.


_ ‘그냥 넘어갑시다’ 식으로 가면 팬들이 심판부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선수, 감독, 구단의 신뢰 문제는 이미 떠났습니다. ‘팬들이 KBL의 경기 운영을 믿을 수 있느냐’인데, 1차전 이후 팬들 반응을 보면서 많이 멀어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시리즈 내내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던 '스폰서 콜' KBL 심판의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사진제공. KBL)

_ 소통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코트 내에서 경기력에 대한 흥미도도 떨어지게 됩니다.


_ 맞습니다. 1차전 그 장면에 문제가 없다면 그때 그 심판은 왜 이후 경기에 더 들어오지 않았을까요?


_ 저는 다른 관점에서 보고 싶습니다. 물론 심판이 100% 잘 한 것은 아닙니다. KBL이 심판 개혁을 하겠다고 나서서 젊은 심판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과도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본인들이 육성하는 심판들이 제 자리를 잡게 하려면 KBL이 나서서 보호를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 보호의 답이 ‘침묵’은 아닙니다. 그들은 ‘대처하고 징계를 내리고, 교육을 하겠다’고 하지만, 팬들이 궁금한 것은 ‘어떤 교육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육성했는지’입니다. 팬들이 참고 기다리게 해줘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KBL 심판들은 코트에서도, 밖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외톨이 같은 존재 같습니다. 그들도 나름대로 하소연 하고 싶은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Q. 다시 오리온 시리즈로 돌아와볼까요?


_ 에밋 수비에 대한 간격조정이 좋았습니다. 돌파도 쉽지 않지 않았죠. 도움 수비도 좋았고요.


_ 김동욱을 칭찬하고 싶네요. 내 마음 속 MVP는 김동욱입니다. 6라운드에서 장재석, 최진수가 에밋을 막았을 때, 과연 저 둘이 포스트시즌에서 에밋을 어떻게 막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동욱이 나와서 정말 잘 막았습니다.


손대범(이하 손)_ 오히려 KCC의 공격이 급해지면서 템포가 빨라졌습니다. 오리온이 원하는 대로 이뤄진 것이죠. 추일승 감독의 인상적인 말은 ‘상대가 무너지게 만드는 농구’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말대로 된 것 같습니다.


_ 그런데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에밋도 대처법을 스스로 찾아냅니다. 한 명을 제치고 풀업 점퍼를 던지는 비중을 높인 것이죠. 그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또 하승진과 힐에게 빼주는 연습도 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루트를 활용해 동료들을 살린 것이죠.



오리온이 보여준 에밋 봉쇄법. 다음 시즌에도 유효할까?(사진제공. KBL)

_ 2~3차전 완패 후 KCC가 4차전부터는 에밋의 공을 잡는 위치나 방식을 바꿨습니다. 탑에서 안 잡고 윙이나 로우포스트 앞쪽에서 잡았어요. 그리고 윙에서 잡을 때는 스위치를 통해 김동욱이 아닌 다른 수비를 상대로 공격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승진과 힐의 옵션도 생겼습니다.


_ 다만 오리온도 대처가 빨랐습니다 로우포스트에서 더블팀 템포가 빨랐죠. 또 하승진과 힐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새깅도 이루어졌죠.


_ 에밋은 자기 공간이 있어야 하는 선수인데, 신명호가 있으면서 장점이 막히고 말았죠. 추승균 감독도 고민이 됐을 겁니다. 조 잭슨을 막기 위해 신명호를 포기하지 못한 것인데 이것이 역으로 에밋을 힘들게 했죠. 추일승 감독이 만약 애런 헤인즈를 ‘고우-투-가이(Go-To-Guy)’로 기용했다면 이런 고민도 안 했을 겁니다. 조 잭슨이 ‘고우-투-가이’가 되면서 그 약점이 두드러졌죠.


Q.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챔피언결정전 MVP는?


_ 앞서 말했듯 조 잭슨입니다. 안타까운 건, 오리온은 에밋을 일찌감치 인정하고 에밋을 막기 위한 모든 수를 꺼냈습니다. KCC도 4강에서 잭슨을 간파하고 그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대1로는 잭슨을 못 막습니다. 팀 디펜스로 갔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너무 늦게 나왔습니다.


_ 저는 김동욱에게 실제로 표를 던졌어요. 수비 공헌도 좋았고, 공격도 나쁘지 않았으니까.


_ 류동혁 기자와 마찬가지 김동욱입니다.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로만 인식되었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클래스를 보였다고 생각됩니다.


_ 다 인정합니다. 김동욱, 조 잭슨, 심지어 애런 헤인즈도 공, 수에서 충분히 자격 있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래도 저는 오리온의 살림밑천이라 할 수 있는 이승현도 인정을 받을 만한 활약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선수 역시 6강, 4강,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면서 진화했다고 봐요.



이승현과 조 잭슨. 이 둘의 공수 맹활약이 오리온 챔피언 등극의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사진제공. KBL)


Q. 일각에서는 오리온의 ‘스몰 볼’이 트랜드가 될 것인가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격 농구는 수비나 리바운드가 기본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반전 포인트를 찾은 뒤 빠르게 뒤집는 것이 매력인데, 그런 과감한 농구를 할 수 있는 팀이 많지는 않다고 봅니다.

 

_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NBA의 대표 스몰볼 팀입니다. 그리고 이 팀에는 드레이먼드 그린이 있죠. 오리온은 그린 역할을 이승현이 해줬습니다. 사실, 스몰볼은 시도하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큰 전제조건은 스몰볼로 성공했던 미국대표팀, 마이애미 히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코트에 나서는 5명 모두가 볼 다루는 실력이 좋다는 점입니다. 수비도 수비이지만, 공격에서 수비 열세를 상쇄하고도 남았습니다. 패스와 스피드가 중요한데, 그게 되는 팀이 오리온 뿐이라 생각합니다.


_ 오리온은 선수 구성에서 유니크한 팀입니다. 사용하겠다고 나선 추일승 감독도 대단하지만, 그 엄청난 자원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선수층이 얇은 KBL에서는 쉽지 않겠죠. 또 스트레치 4도 필요합니다. 스트레치4가 수비가 되는 지, 안 되는 지에 대한 파악도 있어야겠고요.


_ 새로운 형태의 우승팀이 등장했습니다. 당장 오리온 같은 스몰볼이 나오긴 어려워도 다음 감독님이 시즌 앞두고 팀 색깔을 정할 때 다양성을 마련할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1~2팀 나오면 더 재밌어질 것 같습니다.


_ 대세는 못 되겠지만, 대표팀에는 적용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또 그렇게 가야한다고 봅니다. 우리는 전통센터도 없고 높이도 밀립니다. 대신 패턴과 조직력이 있죠. 여기에 공간 활용을 극대화시키는 농구를 한다면 아시아 무대에서 통할 것이라 봅니다.


_ 최근 10~15년 간 KBL은 골밑에 있는 외국선수에게 공부터 넣어주는 농구가 트랜드였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농구가 된다는 걸 보인 팀이 오리온이라 생각해요. 다양성 측면에서 농구 팬들에게 중요한 선물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_ 플레이오프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챔피언결정전 승패 예언자들의 최후★






기사제공 네이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