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밀양 표충사

백갈 2012. 1. 27. 17:29

  구정 다음 날 일찍 삼척으로 올라가면서 들린 밀양의 표충사! 사명대사가 승병을 훈련시켰다고 알려져 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계곡을 몰아치는 칼 바람에 잔뜩 몸을 웅크릴 수 밖에 없다. ㅠㅠ     비교적 넓어 보이는 공간에 오밀조밀 잘 구성된 전각들이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다. 

 

신라시대 한 왕자가 마시고 문둥병을 고쳤다는 영정약수 물도 잠깐 맛만 볼 수밖에 없었다. 너무도 시려서^^ 정문 쪽으로 깊은 계곡과 물길을 보고 절을 에워싼 가지산· 운문산· 제약산을 세 방향으로 등지고 있는 산세가 너무도 아름답다. 세 산 모두 군데군데 암벽과 병풍의 위엄이 가득하고 절을 넓게 둘러싼 대나무 숲도 눈길을 끈다. 운치 있어 보이는 누각인 우화루곁에 하얀 토끼 한 마리가 열심히 공양을 즐기고 있다. 

 

바람이 조금 자고 햇볕이 비추자 제법 따스한 기운이 돈다. 진작 이랬어야지 하면서 총총히 둘러보노라니 어느새 태양은 구름 뒤로 숨어 또 다시 폭풍추위가 엄습한다. 전시관에 들러서 차 한잔 마시며 구경하다 찬찬히 절을 나섰다! 다음에 좋은 날씨에 다시 한번 찾아볼 작정을 해 본다.  

 

서서히 배가 고파 오면서 서둘러 절을 빠져 나와서 언양쪽 꼬부랑길을 한참 올랐다 내려가는데 여기도 제법 괜찮은 산세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유명한 가지산(도립공원), 신불산(휴양림) 등산로 입구에 많은 차량과 사람으로 붐비고 있다. 갑자기 등산 생각이 간절해지는 건 등산에 중독된 탓일까?^^ 다음에 기회가 되면 표충사 제대로 둘러 보고 등산도 즐기는 일정을 함 잡아 봐야겠다!   

 

가지산을 한참을 내료 오면서 주변애 식당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저기다 하면서 뱔견한 식당 "시인과 촌장"으로 들어 갔는데 80년대 학교앞 학생주점 분위기라 옛 추억을 상기된다. 어두운 조명, 자리마다 촛불로 운치를 살렸고 통나무를 살린 테이블이며 천정과 벽면에 붙은 수많은 메모지까지 지금은 개발되어 일산시내에 들어섰지만 80년초 백마역 주변의 카페들이 아스라히 생각난다^^   버섯전골과 수제비를 시켜놓고 기다리는 동안 재미있는 메모를 골라 읽으며 누군가 라이브로 부른 7080 노래를 감상했다. 맛깔난 음식과 분위기에 동동주 한잔이 간절하긴 했지만 디음을 기약하는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