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강정마을 한 농부의 시 '구럼비' - 고영진

백갈 2012. 3. 7. 15:04

 

 

 

                                구럼비

 

                                                                           고영진

 

 

내 어릴 적 내 누이가 더럭바위 김 긁어다가

차룡에 걸러 김짱 만들어 저녁 밥상에 올려주던

구럼비 더럭바위 돌김의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내 누이 추운 손 호호 불며 긁어 모아 만들어준 구럼비 돌김은

추운 겨울날이면 생각난다

 

가난 때문에 일본으로 시집 간 내 누이가 보고 싶어 진다

보고 싶은 구럼비야

보고 싶은 내 누이야

 

너를 위해 하고픈 일 많은데 내 손길이 닿지가 않으니

이 슬픔 어찌할꼬

살아만 있어다오

구럼비야 내 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