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후기

제천 금수산 등반(2011. 3. 26) 후기

백갈 2011. 3. 29. 11:33

 

제천 금수산 등반(2011. 3. 26) 후기

 

 

등산지도

 

등산코스

-       상천휴게소 ~ 용담폭포 ~ 망덕봉 ~ 얼음골재 ~ 망덕봉삼거리 ~ 금수산 ~ 선녀탕 ~ 상천휴게소(거리 약 10KM, 소요시간 약 4시간 30)

 

두 줄평

1. 망덕봉쪽으로는 아직 등산로 정비 및 이정표가 부실하여 안전산행에 다소 미흡

2. 거리와 난이도 구성, 그리고 정상에서의 뛰어난 주변 풍광만으로도 금수산(金秀山) 이름값은 한 듯^^



작년부터 끊임없이 계획만 세우고 실행을 못했던 금수산 등반길에 올랐다. 혼자^^

 

개인적으로는 언제든 가고 싶은데 동반할 사람을 물색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장거리 이동이다 보니 나의 고집만 강요하는 것 같아 쉬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삼척에서 07:30분에 승용차로 태백을 경유하여 국도로 금수산 입구인 상천리 휴게소 주차장에 10시에 도착하여 10:10분에 등산을 시작했다. 날씨는 청명하고 비교적 따뜻해서 산행에 딱이었고 혹시 전주에 내렸던 눈 때문에 정상쪽에 등산로 상태가 어떨까 조금 걱정이 된다.

 

등산지도를 보고 거리와 난이도를 고려하여 상천리 ~ 망덕봉 ~ 금수산 ~ 상천리 코스가 괜찮다 싶어서 선택했는데 상천리 ~ 망덕봉 코스가 작년 9월에 처음으로 개방되어 아직 정상적인 산행을 하기에 준비가 많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생각보다 많은 급경사 바위길을 안전 난간대나 로프가 거의 없이 오르는 경로가 많고 변변한 이정표나 등산로를 표시하는 리본도 없어서 중간중간 마치 로또를 하는 심정으로 길을 정하여 걷고 또 고민하면서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망덕봉을 비스듬히 우회하여 정상 능선에 이르자 주변의 수려하고 개성 있는 암벽들과 저 멀리 내려다 보이는 충주호의 풍광, 그 건너편의 웅장한 월악산을 바라보며 비교적 편안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눈이 내리고 난 뒤 등산로가 숨어서 제법 깊게 빠지는 경우가 많아서 천천히 호흡을 길게 하면서 걸었다. 본래 금수산은 월악산과 연결되는 가장 북동쪽 봉우리였으나 인공호수인 충주호가 만들어지면서 마치 딴 산처럼 떨어져 있게 되었다고 한다.

 

망덕봉 삼거리 조금 못 미쳐 평탄한 장소에서 준비해 간 사발면과 삼각김밥으로 맛난 점심을 때우고 따뜻한 보리차로 몸을 따뜻하게 데운 후 금수산 정상으로 향한다. 마지막 금수산 정상에 도착 직전에 빙판길이 많았고 경사도 만만치 않아 다소 힘들긴 했지만 정상에서의 아름다운 풍광이 모든 걸 보상해 주었다.

 

근처 대학 동아리에서 단체로 교수님을 모시고 눈과 얼음으로 미끄러눈 등산길에 오르건만 어느 학생 하나 제대로 등산화와 겨울 등산장비를 갖춘 사람없는데 기가 막힌 건 오로지 한사람 교수라는 사람만 완전무장(등산화, 아이젠, 스패츠, 방한 등산복, 스틱등)을 해서 나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는 것!


여러 학생들이 급경사 곳곳에서 자주 미끌어져 아찔한 상황이 발생해서 지나가는 내가 더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물론 전적으로 교수책임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의 겨울빙산 등반을 총 책임지는 스승의 입장에서 도의적으로 아무런 생각과 느낌이 없었을까? 스승이 아닌 단순한 직장 상사라하더라도 이건 아니지 않을까 싶은 쓸쓸한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초면에 등산길이 서툰 학생들 손도 잡아주면서 천천히 오른 정상에서 힘든 와중에도 성취감으로 들뜬 학생들 사진도 찍어주고 격려하면서 하행길에 오른다. 조그마한 금수산 정상 비석과 상천리 마을과 반대쪽 상학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잔잔한 충주호 호수와 주변 풍광을 바라 보며 왜 선조들이 금수산으로 이름을 지었는지 비로소 이해가 간다(비단에 수를 놓듯이 그 자태가 아름다워서 이름을 붙혔다고 함^^).


상천리 휴게소까지 약 3.5KM 하행길은 초입에 급경사와 눈과 빙판으로 인한 미끄러움과 싸우느라 조금 힘들었지만 30분 정도 내려 오면서는 비교적 편하게 산행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망덕봉 방향으로 최근 개방한 등산로만 조금 더 정비가 된다면 4시간 반정도의 코스로 적당히 암벽도 타면서 좋은 풍광으로 더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좋은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