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일시 : 2014년 10월 11일(토) 09:00~16:30 (7시간 30분)
누구랑? : 혼자서 유유자적...
등산코스 : 상원사 주차장~상원사~사자암~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두로령~두로봉~신선목이~차돌백이~동대산~동피골~상원사 주차장
상원사주차장~동피골(18.5KM, 6시간 50분), 동피골~상원사 주차장(2.6KM, 40분)
등산지도
오대산 [五臺山]
높이 1,563m. 태백산맥에 솟아 있으며, 주봉인 비로봉(毘盧峰)을 중심으로 동대산(東臺山 : 1,434m)·호령봉(虎嶺峰 : 1,042m)·상왕봉(象王峰 : 1,493m)·
두로봉(頭老峰 : 1,422m) 등 5개의 봉우리가 있다. 봉우리 사이사이로는 중대(中臺 : 지공대)·동대(東臺 : 만월대)·서대(西臺 : 장령대)·남대(南臺 : 기린대)·
북대(北臺 : 상삼대) 등 5개의 평평한 대지로 둘러싸여 있어 오대산이라고 했다. 또한 중대·동대·서대·남대·북대는 각각 문수보살·관음보살·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지장보살·아라한(阿羅漢) 등이 상주하면서 설법하던 곳이라 하여 그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설악산은 벌써 단풍이 절정에 접어 들었다고 한다.
마침 다음주 주말 지인들과 설악으로을 단풍구경을 하기로 해
오늘은 멀지 않으면서도 거리가 좀 되는 코스를 고민하다
오랜만에 가을 정취가 기대되는 오대산 종주를 택했다.
예전에 동피골에서 출발하여 비로봉을 경유 상원사로 하산을 했었는데
비로봉 하산길에 급경사와 떨어진 체력으로 발목과 무릎 고생을 한 탓에
이번엔 상원사에서 비로봉을 먼저 올라 동피골로 하산하기로 했다.
일찍 서둘러 삼척을 출발하려는데 생각보다 조금 늦어 졌고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9시경에 상원사 선재길로 접어 들었다.
상원사 입구 돌계단 좌우로 붉은색 단풍이 반갑게 맞아 준다.
오늘부터 이곳(월정사.상원사)은 일주일간 문화축전행사가 있어 준비에 한창이다.
작년 이맘때 월정사 산사음악회를 찾았던 기억이 새롭다.
보통 비로봉을 오르는 사람들은 상원사을 우회하여 포장도로를 따라 사자암으로 오른다.
하지만 딱딱한 포장길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상원사로 올랐다 화장실곁의 등산로를 이용하는게 좋다.
의외로 초입에 많은 땀을 흘리며 종주일정이 조금은 부담이 된다.
사자암에서 기와장 한장을 불사하고 축원문을 짧게 써 보았다.
적멸보궁에 이르는 길은 이전에 불규칙한 돌길과 흙길로 상당히 불편했는데
어느새 환경친화적인 예쁘고 정감나는 계단으로 바뀌어져 있어 반갑다.
적멸보궁에 들러 진심을 담아 기도를 올리고 본격적인 비로봉 등반길에 나선다.
오늘은 날씨도 맑고 단풍도 한창이라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확실히 급경사길은 초입에 체력부담이 덜 할때 오르는 게 훨씬 낫다.
중간중간 짧게 휴식을 취해가며 큰 고비 없이 비로봉 정상에 올랐다.
인증샷을 찍고 많은 사람을 피해서 서둘러 상왕봉으로 향한다.
이곳 정상 능선길에는 단풍이 이미 말라서 볼품도 없고 많이 떨어진 상태이다.
오히려 간간이 노란 활엽수 잎들의 화려함이 더 운치가 있어 보인다.
상왕봉에도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인증샷을 찍고 한켠에 앉아 충분한 영양섭취와 휴식 시간을 갖는다.
예전에 종주시 식욕이 없을 때는 그냥 무작정 휴식없이 걷곤 했는데
최근엔 휴식시간마다 필요한 간식과 과일을 꼭 챙겨 먹고 있다. 식욕과는 상관없이...
걷는데 필요한 열량섭취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임을 몸으로 경험한 교훈이다.
사방팔방 확트인 배경에 더없이 청명한 가을 하늘
북쪽으로 길게 드리운 백두대간의 길고 긴 능선길과
동쪽으로 맞은 편 동대산, 두로봉 그리고 그 너머 노인봉, 황병산까지 아우른 더 넓은 산맥의 향연...
충분한 휴식 후 두로령으로 향한다.
길진 않지만 얕은 봉우리를 오르 내리며 백두대간 길목인 두로령을 지나 두로봉으로 향한다.
비로봉쪽과는 달리 이곳 산중턱에는 아름다운 붉은 단풍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부지런히 걸어 올라 두로봉 갈림길에 도착했는데 어째 정상 표지석이 안 보인다.
동대산쪽으로 조금 지나친 곳인가 짐작해서 조금 걸어 가는데 아쉽게도 지나치고 만 모양이다.
할 수 없이 휴식을 뒤로한 채 조금 더 속도를 내 본다.
신선목이를 지나자 피곤함이 밀려오고 허기까지 느껴져 잠시 쉬기로 한다.
충분한 간식거리와 함께 얼음에 재워 둔 비장의 캔맥주한잔에 목이 타들어가는 짜릿함이 밀려 든다.
곳곳에 길게 드리운 안개는 더욱 고혹적인 가을 풍경을 자아 낸다.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좌우 풍광을 놓치지 않고 살피고
틈틈이 다시 못올 이 오대산의 가을 느낌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
차돌박이를 지나니 마주치는 사람들도 뜸해지고 혼자만의 오붓한 산행이 이어 진다.
제법 길게 이어 지는 오르막길과 미끄러운 내리막길을 반복해 오르내리며 동대산에 도착한다.
대부분 이런 반복 코스가 지루하기도 하고 은근히 힘들게 한다.
동쪽으로 멀리 구름에 묻힌 진고개와 황병산 정상이 어슴푸레 모습을 드러 낸다.
한 호흡 고르고 나서 이제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다.
마지막 능선 갈림길까지는 지속적인 급경사길이 이어 지는데
바쁜 마음에도 어쩔 수 없이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풍광은 남기고 간다.
동피골로 내려 서니 6시간 50분이 경과했다. 이렇게 나름 서둘렀는데도...
길가에 편히 주저 잠시 갈증을 풀고 나니 피로는 쬐끔 가시는 기분이 든다.
상원사 주차장까지 평탄한 길을 약 2.5KM 빠르게 걸으며
산 정상쪽보다 유난히 붉게 물든 절정의 계곡단풍 풍광 담기에 열중해 본다.
가쁜 숨을 내쉬며 차에 도착하니 오늘 하루가 어찌 지났나 싶은데 아무 생각이 없다.
피곤함과 성취감이 짧게 공존하는 절묘한 시간이다.
눈이 시리게 아름다왔던 가을의 잔상만 머릿속에 남긴채 산행을 마무리 할련다.
오대산 입구 K 호텔에 전에 없었던 "탄산수 사우나 open" 현수막이 눈에 띈다.
성큼 들어가서 제법 따끔거리는 탄산수 원수에 온몸을 맡기니 몸이 한결 개운해 진다.
두세번 탄산수.인삼탕.온탕을 오가니 마음까지 가벼워져 온다.
때가 되면 변함없이 베푸는 자연의 너그러운 포용에 몸과 마음까지 포근해 지고
잠시라도 자연의 품에 안긴 길고도 짧았던, 넉넉했던 하루였다.
다음 주에 예정된 설악의 붉게 타들어가는 또 다른 가을 풍광을 기대해 본다.
월정사에서 비포장 도로로 상원사로 가는 차안에서 한컷^^
숲속 가득한 정기를 마시려면 상원사~월정사 코스 트레킹도 괜찮다.
중간중간 숲길을 가다 가끔 비포장 도로도 걷다 보면
힘들이지 않고 절로 힐링이 될 것이다.
등산의 묘미에 빠지고 난 후에는 트레킹을 보는 시각이 조금은 바뀐 것 같다~~등산에 비하랴...라는류의 생각^^
도착한 상원사 입구 주차장...
예전에도 먹거리를 팔았었나?^^
하산후 찰옥수수 하나는 진수성찬 못지 않을듯^^
이제 본격적인 등산에 앞서 가볍게 단풍구경하며
상원사로 찬찬히 오른다.
왜 이렇게 피빛 단풍으로 단장하는가?
왜 우리는 또 이런 것을 즐겨하며 가을산을 찾는다?
우문현답인지 몰라도 "산이 좋아 갔더니 단풍을 품은 가을까지 있더라"
어떻게 저런 생김새로
지독하게도 붉디붉은 단풍으로 감탄을 자아내는지...
거의 매주 주말엔 월정사와 연계한 템플스테이가 진행되는데
첫날 저녁무렵 이곳 상원사에서 탑돌이 행사가 있다.
석등안 절과 연결된 소형 스피커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독경소리와 노래도 잔잔히 들려 준다.
중간 휴식처이고 식수 공급처인 사자암 풍광
사자암에서 10여분 올라가면 전국에 몇곳 안되는
부처님의 사리가 보관중인 적멸보궁!
많은 사람들의 기원이 이어진다.
우리 식구들 모두 늘 건강하길 기원해 본다.
적멸보궁에서 상원사 가는길...길..
결코 짧지도 않고 결코 호락하지도 않다.
무념무상의 경지에 빠질때쯤 정상에 도착해 큰 한숨을 내쉰다^^
오대산의 본봉으로 불리는 비로봉 정상에 올랐다.
동서남북으로 복잡하고 다양하게 연결된 한반도의 산맥들이 한눈에 들어 오는 좋은 전망대이다.
정상에는 이른 강풍에 붉은 단풍잎들은 벌써 지고
이렇게 아쉬움을 달랠 몇 잎 달랑 강렬히 남겨 두었다~~
상왕봉 가는길은 그리 험하지 않으며 적당한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가볍게 오르내리며 바람결에 일찍 떨어져 간 단풍을 아쉬워 해 본다,
멀리 백두대간길엔 짙은 안개가 깔려 있다.
오대산 두번쨰 봉우리인 상왕봉!
이름에 얽힌 사연이 있을 법 한데....
한자로는 上王아 아닌 象王이로군...
간간이 마주치는 산님들...
화창한 날씨에 비해 산객들은 그리 많지 않다.
상왕봉에서 두료령 가는길에는 강렬한 붉은색은 아니지만
노란 단풍이 지천으로 늦가을을 재촉하는 분위기이다.
두로령길로 내려 섰다.
상원사에서 비로봉, 상왕봉을 돌아 상원사로 회귀하려면
요 임도를 따라 30여분 내려가면 상원사 주차장이다.
이제 도로봉 오르는길에서 체력방전 조심하고
마지막 동대산만 찬찬히 오르면 오늘 종주는 잘 마무리 되지 않을까 싶다.
비로소 두로봉으로 오르는 길이 온통 불근단풍 천국이다.
이번 산행은 이 정도로 만족할만한 단풍의 절정을 본것으로^^
왜 이 나무는 이리도 나른하게 누웠을까?
잠시 피곤해서 선잠을 자다가 산신령님의 노여움으로?
각양각색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오대산 종주길이다...
투명하던 정상의 공기가 순식간에 짙은 안개형국에 빠지기도 한다.
오히려 안개로 인한 선선한 기운에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규모는 커지 않으나 곳곳에 검붉은 단풍이 눈을 즐겁게 만든다.
절정의 안개속 오대산 자락에 서서...
중간 기착지인 신선목이 도착
화려한 단풍에 쉬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계속 지속적인 오르막길에 지쳐
잠시 펴지기로 했다.
몸도 마음도 어느것도 생각없이 자연에 온통 의지해 보는 시간...
페체적으로 많이 힘들때 오히려 마음이 평온해질 때가 있다.
화려한 단풍의 유혹이여!
차돌이 커다란 바위로 우뚝 서 있는 차돌백이!
그냥 꽃등심과 함께 식탁에 올려진 차돌배기가 생각난다^^
웬지 잔뜩 슬픈 이야기가 얽힌 듯한 특이한 나므를 유심히 들여다 본다.
건너편 노인봉쪽으로 짙은 안개가 산자락을 삼켰다.
오대산 종주의 마지막 봉우리인 동대산 도착
덩그러니 표지석만 빈 공간에 자리잡고 있을 뿐
확트인 전망대도 없어 잠시 한컷만 하고 고고싱^^
동대산 하산길은 마지막 아쉬움을 털고 가라고 하는지
화려한 붉은 가운에 둘려 싸여 편안히 내리막길을 재촉한다.
월정사에서 상원사 가는 길목에 내려섰다.
몸은 피곤하지만 기분은 상쾌하다.
이제 결코 짧지 않은 이길을 걸어서 상원사 주차장으로 간다.
산행보다 힘든 고역이 바로 이런 걸음이 아닐까?
목적을 상실한, 의욕까지 잃은 텅빈 껍데기마냥 성의없이 걷고 또 걷는다.
오히려 절정의 단풍은 가까운 곳에 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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