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밴드·음악

안치환 "난 천생 딴따라, 아플때도 노래 써지더라"(인터뷰) 출처 뉴스엔

백갈 2015. 8. 5. 22:00

 

 

한동안 노래현장에서 모습을 볼 수 없어서 궁금했었는데...

직장암으로 투병생활을 했었군요.

 

늘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약자의 편에서 강한 사회적 메세지를 던져주는

이 사회에 많지 않은 사회참여형 가수이지만

그러기 전에 그의 음악을 사랑했던 한 사람으로서

새로이 발표한 이번 은반이 좋은 반응을 얻었으면 좋겠네요.

 

한곡 한곡 뭉클한 사연들과 함께 하며

오랜만에 그의 노래 세계로 빠져 들고 싶습니다.

 

"이 시대를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 대한 응원가"라고 얘기한

바람의 영혼입니다.

 

 

안치환 "난 천생 딴따라, 아플때도 노래 써지더라"

[뉴스엔 글 김민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안치환이 들려주는 희망과 위로의 음악, 그 힘은 컸다. 안치환은 지난 6월 11집 '50'을 발매했다. '50'에는 타이틀곡 '희망을 만드는 사람'을 비롯, 11곡이 꽉 차 있다.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의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해주는 앨범. 특히 곡 하나 하나에 담긴 메시지는 단순한 노래 이상의 감동을 줬다. 한 팬은 안치환의 '50' 속 노래를 듣고 울었노라 고백하기도 했다. 그만큼 안치환의 '50'은 현재를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보냈다.

안치환은 '50'은 무려 5년 만의 신보다. 그 사이 안치환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직장암이 발병했고 투병생활을 했다. 언제 새로운 음반을 낼 수 있을 지 모르는 상황, 생과 사의 경계에 선 그 때에도 안치환은 노래를 만들었다. 안치환은 "사실 암 치료를 받으며 무척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그런데도 노래가 써지더라. 나는 천생 딴따라다. 몹시 아프지만 그럼에도 노래가 써진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축복받은 일인가. 오히려 내게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그 시기를 버틸 수 좋은 영양제였던 것 같다. 남들은 하지말라고 하는데 나는 안 하면 안되겠더라"고 말했다.

안치환의 말대로 '50'의 노래들은 대부분 그가 투병생활을 하고 있을 때 만들어진 노래다. 안치환은 이 음반에 자신이 일련의 일을 겪으며 느낀 소회를 담아냈다. 안치환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내가 이야기한 것들을 '50'에 담았다. 50세인 내 개인이 일련의 역사다. 고통과 좌절, 의지, 희망 이런 것들이 담겨있다"며 음반의 의미를 되새겼다.

'병상에 누워'는 안치환이 병상에 있을 때 만들어진 노래다. 안치환은 병원에 입원을 한 후 어느날 새벽, 문득 든 복잡한 생각을 노래로 정리했다. 안치환은 "입원을 하고 새벽녘 쯤 잠에서 깼는데 두렵고 막막한 느낌이 들더라. 그 때 옆을 봤는데 와이프가 안쓰럽게 자고 있었다. 내가 이 길을 혼자 간다고 생각하면 너무 외롭고 고통스러웠을 것 같은데 가족이 든든하게 함께 걸어가준다고 하니 안도감이 생겼다. 그러면서 '내 삶이 어디까지 온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병상에 누워'는 이런 것들을 담은 노래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쉬운 듯하면서도 참 어려운 일이다. 안치환은 '50'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부담되진 않았을까. 안치환은 "나는 힘든 나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은 없다. 노래라는 게 사실 좋은 이야기만 할 수는 없다. 또 노래는 자신이 겪었던 경험이 가장 좋은 소스가 된다. 경험을 바탕으로 쓴 노래의 힘이 크다. 그리고 그런 게 노래가 되는 걸 어쩌겠나"라며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타이틀곡 '희망을 만드는 사람'은 안치환이 정호승 시인의 시집을 읽고 문득 악상이 떠올라 만든 수작이다. 안치환은 "이제 선생님 시로 노래 안 만들려고 했는데..시가 너무 좋으니까 악상이 떠오른다. 할 수 없다"며 웃었다. 4번 트랙 '바람의 영혼'은 이 시대를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 대한 응원가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곡 '천국이 있다면'은 제대로 된 추모곡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써내려간 곡이다. 마지막 트랙인 'Shame on You'는 저항가요의 끈을 놓지 않고자하는 안치환의 뜻이 담긴 노래다. 어느 곡 하나 허투루 채우고 싶지 않아한 가수의 마음이 느껴진다.

'50'은 다양한 이야기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곡이 많다. 이젠 희망과 위로의 음악을 많이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일까. 이에 대해 안치환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매번 다른데 이번 '50'에서는 희망과 위로의 음악을 담은 것이다"며 "시간이 지나면 (투병 중 겪었던) 고통의 기억은 희미해지겠지만 당시 느꼈던 절실함은 노래를 부를 때마다 되살아날 것"이라 말했다.

안치환은 지난 1989년 데뷔한 후 현재까지 가수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음악을 듣는 플랫폼이 LP판에서부터 CD, mp3로 바뀌기까지 그 모든 과정을 직접 체험한 가수인 셈. 안치환은 음악적 환경의 변화를 겪으며 앞으로 어떻게 음악을 할 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데뷔하고 26년 넘게 활동하면서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 음반 6~70만 장을 팔았는데 지금은 1~2천장 만드는 걸로 고민을 하니까. 음악계 지평이나 환경이 완전히 바뀐 거다. 이럴 때 뮤지션들이 느끼는 자괴감이 있다. 내가 뮤지션으로서 충실하게 살아도 들려오는 메아리가 없는 느낌이다. 그래도 나는 앞으로 끝까지 음악을 하다 죽고 싶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앞으로 어떻게 노래를 할 지와 남은 음악 인생을 즐기는 법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가수는 자기만의 무대가 있어야 한다.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소규모 공연을 하며 무대를 이어가고 싶다"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음악세계를 지켜오고 있는 안치환. 어떤 뮤지션으로 대중에게 기억되고 싶을까. 안치환은 "대한민국에서 뮤지션의 정도를 가고자 했고 그것을 끝까지 관철시킨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또 안치환은 계속해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며 "이게 나 혼자 음악을 하려는 게 아니라 대중과 호흡하려는 거다. 나와 함께 늙어가는 사람들이 항상 새로운 노래를 듣고 나이 들어가는 거다. 요즘 50대 이후 활동하는 가수들이 많지 않다. 그러면 그 가수를 좋아했던 팬들은 죽을 때까지 같은 노래만 들어야 하나. 그건 아닌 것 같다. 소명의식이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지평이 넓어진다"고 사견을 밝혔다. 앞으로 30년 후에도 안치환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 이에 안치환은 "살아있으면"이라며 웃었다.

한편 안치환은 오는 8월 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서울 성동구 소월아트홀에서 콘서트 '오늘이 좋다'를 개최한다.

김민지 breeze52@ / 표명중 acep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