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후기

무릉계곡~두타.청옥.고적대.갈미봉.관음암~무릉계곡

백갈 2014. 7. 21. 17:28

등산일시 : 2014년 7월 20일(일) 06:35~16:45 (약 10시간 10분)

누구랑 : 직장동료 YJ.Cho, KM.Lee

등산코스 : 무릉계곡 관리사무소~두타산~청옥산~고적대~갈미봉~갈림길~관음암~관리사무소 (약 21.5KM)

등산지도

 

 

두 줄평

1. 넘쳐나는 체력을 감당하기 어려운 분에게 권해드리고 싶은 가장 빡세고 강력한 회귀코스

2. 갈미봉 지나 백두대간에서 관음암으로 잘 빠지기만 하다면 뛰어난 자연풍광은 덤입니다^^

 

관음암에서 갈미봉 연결되는 길을 확인한 후

정확치 않은 등산정보로 인해 마음고생을 한적이 있는 세사람이

모처럼 좀 길고 험한 산행 계획을 세웠다.


이름하여 무릉계곡을 들머리로 가장 길고, 힘든 등산코스에의 도전!

(이전에 댓재에서 출발하여 동일한 코스로 하산도 했지만 댓재~두타산, 무릉계곡~두타산 간의 거리는 유사하나 난이도가 다르고 시간도 1시간 이상 더 걸림)

 

일단 날씨는 괜찮은 것 같았다.

구름이 엷게 끼고 바람도 조금씩 불고 있다. 

하지만 최초 두타산성에 이르는 첫 오르막을 타면서

높은 온도, 특히 높은 습도로 인해 오늘 산행이 이중으로 힘들것 같은 불안이 엄습해 온다.


다른 날 보다 심하게 많이 배출되는 땀으로 인해 전체 체력 안배가 염려스럽다.

10시간 전후 장거리 산행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부실한 먹거리 준비도 걱정되긴 매한가지다.

 

무릉에서 두타까지 온통 땀으로 삐질삐질...

왕성한 근력대비 부실한 호흡으로 2시간 지나도록 찌질한 진도...

마지막 먹거리 걱정이 앞서 휴식시간의 간식 아끼기 작전 돌입!

 

박달재 지나 문바위에서 청옥까지 마지막 오르막길은

두타산 오르며 심하게 빠진기(氣)로 거의 정신력으로 버티며...

 

그래두 청옥 정상에서 얼음같이 차가운 캔맥주 한 잔으로 위안...

너무도 높은 습도로 인해 1400 고지에서 조차 숨쉬기가 편치만은 않다 ㅠㅠ


이런 조건에서 무사히 갈미봉 지나 관음암으로 갈 수는 있을까?

다들 갈 의지는 있는가? 물으니 일단 고적대까지 가봅시다! 한다...

 

고적대 마지막 급경사 거리는 짧아도 다들 ㅆㅂ 발음소리 절로 난다.

바위를 잡고 기다시피해서 정상에 도착했건만 너무도 따가운 햇살에 바삐 갈미봉으로 출발...

가다 힘들면 고적대 삼거리에서 사원터로 해서 하산합시다! OK!!!

 

체력이 소진되니 고적대 삼거리까지 1.5KM 거리는 왜 이리도 멀게 느껴지는지?

이제 정신력도 한계까지 온 건가? 오늘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건가? 은근히 자책분위기 팽배 ㅠㅠ

고적대 삼거리에서 잠시 퍼져 앉아서 짧은 고민! 그래도 끝까지 가 봅시다! 그래 깡으로 가보자^^

 

오른 편 깍아 지른 2KM 남짓 길지 않은 갈미봉길도

이제나 저제나, 이 봉우리만 오르면!!! 몇번씩 기대와 좌절을 반복하며 뭔가 마음으로 무너져 가는 기분 ㅠㅠ


드디어 도착한 갈미봉에서 마지막 남은 먹거리를 아낌없이 해치우고

남은 의지를 불태우며 다시 출발! 관음암 갈림길까지 거리(약 2KM)는 금방인데도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치니 지루하기도 하고 탈진이 염려스러운 단계까지 왔다.

 

드디어 갈림길 도착! 키 작은 잡목들이 울창해서 곳곳에서 진행을 방해하고...

마침내 백두대간 능선길 탈출에 성공!!!


그후 잘 정비된 등산로를 걸으며 지난 번 쌩고생했던 앙금은 조금 덜었지만

급경사 두어 구간을 내려가보니 발바닥, 발목, 무릎등에서 탈나는 소리들이 들린다ㅠㅠ

 

이럴 땐 하산길도 쉬어쉬엄 가는 게 상책!

20분마다 짧게 휴식을 취하며 졸음에 취해 내려 가니

가까이 물소리, 차소리, 사람들 소리가 들려 마지막 힘을 내 드디어 관음암 도착^^

 

부족한 식수의 한을 풀랴 시원한 약수를 바가지채로 벌컥벌컥 들이키니 지독한 갈증이 한방에 해소된다.

그리고 머리.얼굴까지 차가운 물로 뒤집어 쓰고 신발.양말 다 벗고 찬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평온함과 함께 힘든 과제를 해냈다는 안도감이 밀려 온다.


젭싸게 관리사무소를 통과해서 얼음같이 차가운 캔맥 한잔! 카!^^

 

동해 한 목욕탕에서 냉탕과 아이스탕(?)을 오가며 지치고 늘어진 근력을 넉넉히 아이싱하고  

따뜻한 탕에 온 몸을 담그고 두눈 감고 누웠으니 한꺼번에 피로가 많이 가셔지는 기분이다.


그리고 뒷풀이로 고소한 수육을 안주로 폭탄주 너댓잔 들이키니 오늘 산행은 즐거운 추억으로 정리가 된다^^ 

 

하도 어려운, 무더위속 강행군이라 사진 찍을 여유도 가지지 못했당!

그래도 힘든 산행 서로 격려해 가며 완주했으니 사진정도야 뭐가 그리 아쉽겠는가?^^(쬐끔 아쉽기는 하다^^)

 

 

 

 

 

두타산성에 오르고는 벌써 큰일 한듯한 포스가 불안하다^^

 

두타에 올라 생각에 잠긴다. 오늘 해낼 수 있을까?

 

10시간내내 유일한 청옥 인증샷^^ 몸이 지치니 인증샷할 마음이 없어서리...ㅎㅎ

 

 

 

그냥 여기서 내려 가버릴까? 유혹 아닌 유혹^^ 청옥지나 연칠성령 삼거리에서...

 

청옥산과 망군대 전경! 겉으로는 이렇게 부드러운 능선길이건만 실제는? ㅠㅠ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 힘들게 고적대 9부능선을 오르는 모습이 안스럽다~~

 

고적대 정상에서 본 백두대간 길. 오른편 절벽 지나 솟은 봉우리가 갈미봉이다.

 

깊고 긴 무릉계곡

 

우연히 비행(?) 잠자리 한마리 발견^^ 반갑당~~

 

고적대 삼거리에서 또 다시 짧은 고민...그래도 끝까지 가보자^^

 

너무도 반가워서 감격에 겨웠던 길미봉 정상^^

 

백두대간길에서 좌로 수병산 방향으로는 약초꾼들이 많이 다니는 코스이다.

 

관음암 내려가는 중간중간 전망 좋은 곳이 제법 있다.

오늘은 너무도 지쳐 통과 또 통과^^


 

중앙에 위치한 바위가 아침에 올랐던 두타산성과 산성12폭포! 

 

관음암 가는도중에 본 두타와 청옥...오늘은 반갑기보다 조금은 원망스럽당^^

미안혀 너희들 탓이 아니야~~


 

힘든 고비를 넘기고 대견한 후배들...웃어 봐 이제 다 왔어^^ㅋㅋ 


 

경치가 좋은데도 즐길 여유도 없었다^^


 

관음암에 도착하자마자 약수부터 찾아 벌컥벌컥 단숨에 ^^


 

관음암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