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일시 : 2019년 5월 12일(일) 08:00~13:10 (5시간 10분)
등산코스 : 어리목주차장~윗세오름대피소~윗세오름전망대~영실주차장 (약 8.5KM)
육지에서 대학 동창 부부가 멀리 제주를 찾았다.
어찌 혼자 제주 한달살기한다는 정보가 공유되면서 갑작스러운 일정을 잡고 제주로 왔다.
전날 싱싱한 자연산회와 소주로 그동안 밀렸던 이야기들 주고 받으며 다음날 예정된 한라산 등반을 핑계로 과한 음주 자제하며 마무리를 하였다.
아침 이른 시간에 영실로 각각 이동하여내차로 어리목 주차장으로 이동한 후 산행을 시작했다.
제주에 온지 2주가 지났는데도 아직 제대로 된 봄비조차 내리지 않아 가뭄이 지속되고 있어 농사 생각하면 걱정이 앞서면서도 산행하기엔 너무 좋은 날씨라 콧노래 부르며 경사길을 찬찬히 걸어 올라간다.
돌계단이 이어지고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나무의자와 작은 평상에서 짧은 휴식과 수분을 보충해 가며 이제 무르익어가는 신록의 계절을 즐겨본다.
굵은 땀방울이 쉼없이 떨어지고 나무계단이 시작되면서 첫번째 평원에 접어들며 사재비동산에 이른다.
이제 시야가 확보되며 눈이 즐겁고 급경사도 완만한 나무계단과 나무데크로 연결되면서 한결 여유로운 산책길이 시작된다.
아무래도 관음사 또는 성판악에서 오르다 보면 긴 거리만큼이나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긴 오르막길이 부담이 되지만 영실 또는 어리목에서의 산행은 초반 조금 체력만 부대키고 나면 이후엔 비교적 여유로운 산행이 시작되고 대피소를 지나서 하산하는 경로가 크게 부담되지도 않아 좋다.
등산로 주변엔 벌써 산철쭉과 진달래가 중간중간 붉게 올라오고 있어 더욱 반가운 산행길이 되어 준다.
부드러운 긴 능선을 끼고 드러누운 윗세오름에 이르는 곳엔 지천으로 깔린 조릿대가 황금빛으로 반짝이며 바람에 흔들려 장관을 만들어 내고 중간중간 붉은 꽃들과 완벽한 조화을 이루고 있다. 불과 일주일 상관으로 이곳 제주의 깊어가는 봄의 정취도 깊어가고 있음이다.
경북에서 오셨다는 노부부가 다정하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야기도 함께 하며 같이 걷는데 우리도 저 나이에 부부가, 가족과 함께 이런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니 가끔 티격티격 하시지만 너무도 부럽고 존경스럽다.
따가운 햇살을 피해 대피소 그늘에서의 간단히 점심을 먹다보니 금새 추위가 업습하여 강렬했던 햇빛이 그리워지니 이것 또한 가장 좋은 5월 날씨라서 가능한 일이 아닐까?^^
영실로 하산하며 그 동안 지나쳤던 윗세오름 전망대를 찾았는데 그 어디에서 보는 그 이상의 멋진 풍광이 맑은 날씨와 함께 우리에거 최고의 기쁨을 안겨 주었다.
그리고 붉은 윗세오름과 방애오름 사이에 가두어진 광활한 평원인 선작지왓의 끝없이 반짝이는 조릿대의 물결과 가장 불게 피어올라 산객들의 시선을 빼앗아 곳곳에 풍광을 담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좀 더 좋은 시야를 얻기 위해 탈선까지 하면서 소중한 추억을 담고 또 담았다.
학실히 여유롭게 영실로 내려서며 바라보는 탁 트인 시야와 갖가지 군상을 닮은 다양한 바위군들(병풍바위와 오백장군상)과 오랜 바람에 모든 옷을 벗고 이제 죽은 몸이 되었지만 너무도 담담하게 주변의 산자들과 공존하며 비교우위의 지위를 누리는 것 같아 보인다^^
백록담을 목표로 하는 정상의 산행은 그 산행대로, 이렇게 백록담을 올려다 보며 조금은 여유롭게 한라산에 다가서는 이번 산행은 또 다른 즐거움과 추억을 남겨 주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같이했던 친구 부부와 함께 했던 여유로운 해후도 밑간처럼, 밑반찬처럼 서로를 결속시켜 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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