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자신을 구하고 물에 빠져 죽은 남동생 때문에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윤희(성유리분)
중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의 수술비가 없어 절망적인 방황을 거듭하는 고등학생 진호(이주승분)
자신이 운전한 차사고로 자식을 잃고 가족의 비난으로 매일 기도하며 사는 학교 주방 아줌마
삶은 무엇일까?
구원은 무엇일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희망? 의지? 소통? 공감? 연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족을 잃은 사람들
진작 본인이 가장 큰 피해자임에도
오히려 가족들의 책임전가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그렇게 그들 스스로 만든 상처의 울타리안에서 절망하며 살아 간다.
진정한 가해자는 누구며, 피해자는 누구인가?
"너 때문이야"라며 무의식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윤희부)조차 자식의 죽음으로 인한 또 다른 피해자일뿐
어떤 이는 하나님에게 기도함으로써 상처를 보듬어 보려 하고
어떤 이는 그냥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세상틀에서 가까스로 살아 간다.
학생들을 괴롭히고 조폭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는 진호에게 윤희는 "왜 그렇게 사냐고?" 묻지만
진호의 똑 같은 질문에 아버지에게 맞고 사는 자신의 삶을 설명하진 못한다.
그저 그들은 그렇게 서로 보듬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 같이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웠을 뿐이다.
그렇게 최악의 상황속에서도 어머니와 동생의 빈자리가 조금씩 무엇인가로 메워져 가는 시간...
하지만 영화는 절망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윤희는 자신의 죄책감의 굴레를 틀고 세상밖으로 나아가지 시작하고
윤희를 진심 "누나"라고 부르며 자신의 절망을 벗어 난 진호와 새로운 만남을 시작으로 영화는 끝난다.
절망에 빠진 사람이 스스로 잘망의 늪에서 빠져 나오기는 힘들다.
하지만 유사한 절망에서 희망을 볼 수 있는 따뜻함과 배려와 소통이 있을 때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절망을 하나 둘 지울 수 있을때, 그럴 가능성이 있을 때
비로소 그들은 한걸음 한걸음 세상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게 된다.
주변의 그러한 사람들에게 우리는 무엇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 영화
내내 침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 속에서 영화는 전개되지만
영화는 마지막으로 희망을 보여 주며 아직은 살아 남아야 하는 당위로서의 세상의 가능성을 열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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