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TV에선 국회의원 최고봉을 미치게 한 혐의로 잡혀온 한 거미의 공개사형 여부를 시청자참여로 결정하는 생방송TV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사연인 즉, 이구소제사 제불찰에게 귀청소를 받던 최고봉 의원이 난데없이 정신발작을 일으켰는데,
그 사건현장에선 제불찰 대신 이 거미 한 마리가 발견된 것. 제불찰을 묘하게 닮은 이 거미와 사라진 제불찰은 어떤 관계인 것일까.
지금 그는 잃어버린 그 누나를 애타게 찾고 있다. 귀파주기를 통해 사람들이 잘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지만,
실적이 좋지 않은 제불찰에게 돌아오는 건 상사의 질책과 고객들의 무시뿐이다.
그래서 제불찰씨는 항상 " 제 불찰입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사장은 오히려 그를 격려하며 영양제까지 선물한다. 영양제를 먹은 뒤로 제불찰의 몸은 점점 허약해지고,
사람들의 질책이 계속될 때 마다 점점 더 작아져 간다.
우연한 실수로 고객들의 머리 속 정신세계를 엿보게 된 제불찰은 이 비밀스런 탐험에 빠져드는데,
어느 날 꽃미남 국회의원 최고봉의 귀청소 중 그의 머리 속에서 누나와 자신의 어릴적 모습을 만나게 된다.
누나를 뺏어갔던 그의 머리 속에 담겨있는 누나의 기억을 보는 제불찰은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제불찰이 그리워한 누나는 어디 있는가?
가수 이적의 소설이 원작이라서 관심있게 본 영화
한국 영상 아카데미에서 실험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라 다소 거칠고 지나친 상황 묘사라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인간의 생각속으로의 여행을 꿈꿀 수 있는 이적의 상상력이 놀랍다.
어느 사람이나 과거가 있고 숨기고 싶은 기억이 있을텐데 그러한 과거 기억속으로의
여행이 얼마나 스스로에겐 불편할 까 생각이 든다. 비록 그 기억이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 나자신은 그런 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돌아보고 싶은 시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기억을 까맣게 잊어 버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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