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책

제불찰씨 이야기

백갈 2014. 4. 17. 13:48

 

 

지금 TV에선 국회의원 최고봉을 미치게 혐의로 잡혀온 거미의 공개사형 여부를 시청자참여로 결정하는 생방송TV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사연인 , 이구소제사 제불찰에게 귀청소를 받던 최고봉 의원이 난데없이 정신발작을 일으켰는데,

사건현장에선 제불찰 대신 거미 마리가 발견된 . 제불찰을 묘하게 닮은 거미와 사라진 제불찰은 어떤 관계인 것일까.


 

제불찰은 어린 시절 자신의 귀를 파주곤 했던 누나와의 따뜻한 추억으로 이구소제사를 시작했고,

 

지금 그는 잃어버린 누나를 애타게 찾고 있다. 귀파주기를 통해 사람들이 소통할 있는 세상을 꿈꾸지만,

실적이 좋지 않은 제불찰에게 돌아오는 상사의 질책과 고객들의 무시뿐이다.

그래서 제불찰씨는 항상 " 제 불찰입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사장은 오히려 그를 격려하며 영양제까지 선물한다. 영양제를 먹은 뒤로 제불찰의 몸은 점점 허약해지고,

사람들의 질책이 계속될 마다 점점 작아져 간다.


 

어느덧 속으로 들어갈 정도로 몸이 작아진 제불찰. 무속인 팽선녀의 귀를 후련하게 파준 일로 일약 유명해진다.

 

우연한 실수로 고객들의 머리 정신세계를 엿보게 제불찰은 비밀스런 탐험에 빠져드는데,

어느 꽃미남 국회의원 최고봉의 귀청소 그의 머리 속에서 누나와 자신의 어릴적 모습을 만나게 된다.

 

누나를 뺏어갔던 그의 머리 속에 담겨있는 누나의 기억을 보는 제불찰은 악몽을 꾸고 있는 같다.

제불찰이 그리워한 누나는 어디 있는가?

 

가수 이적의 소설이 원작이라서 관심있게 본 영화

 

한국 영상 아카데미에서 실험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라 다소 거칠고 지나친 상황 묘사라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인간의 생각속으로의 여행을 꿈꿀 수 있는 이적의 상상력이 놀랍다.

 

어느 사람이나 과거가 있고 숨기고 싶은 기억이 있을텐데 그러한 과거 기억속으로의

여행이 얼마나 스스로에겐 불편할 까 생각이 든다. 비록 그 기억이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 나자신은 그런 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돌아보고 싶은 시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기억을 까맣게 잊어 버릴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