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후기

몽블랑트레킹 2일차(6/20)

백갈 2019. 7. 25. 15:55




07:30 조식

08:00 발머 산장(La Balme, 1706m) 출발

10:00 본옴므 고개(Col du Bonhomme, 2329m)

11:20 크와디 본옴므고개(2479m)

11:50 크와디 본옴므 (2477m) 중식(빵.샐러드.정어리통조림.참치통조림.요구르트등)+커피(13잔 20유로)

12:15 출발

13:45 레사피우(1554m) 마을 도로

14:30 인근 치즈공장 숙소(1500m) 도착

17:00 저녁식사 - 가이드가 직접 준비한 풍미로운 치즈 요리 그리고 넉넉한 맥주 파티

 

처음으로 외국산장에서의 숙박을 프랑스 몽블랑내 발머산장에서 아무런 난방없는 방에서, 다소 시끄러운 소음속에서도, 끝없는 들락날락에도 피곤함을 달랠 정도로만 수면을 취했다.

 

진작 잠은 4시쯤 깨고는 뒤척이며 짧은 선잠속에 비몽사몽 개꿈까지 꿔가며 6시쯤에야 일어나 산장주변 산보하고 차가운 계곡 개울물에 토끼세수를 하고 하릴없이 야외의자에 앉아 멍때리며 힐링시간을 가졌다. 아직은 시차 적응으로 인한 피로가 말끔히 가셔지지는 않았다.

 

오늘 오전부터 비예보가 있어서 차가운 공기를 고려하여 따뜻한 옷으로 무장하고 다소 긴장감속에 숙소를 나섰다.

 

혹시라도 고지대 고개즈음에서 비라도 만날까 걱정이 앞서 가능한 후미가 많이 쳐지지 않는 한 속도를 내어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다행이 잠깐잠깐 빗방울이 흩날리며 긴장감이 높아졌다 그치고를 반복해 트레킹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 다행이었다.

 

저만치 벌써 숙소가 멀어져 감에 따라 미지의 몽블랑속으로 들어가는 의식처럼, 계곡과 눈길을 오가며 완전히 별천지의 세상속으로 침잠해갔다.

 

눈길과 녹은 눈이 등산로를 따라 흘러내리는 축축함도 즐거움 가득한 기대를 꺾지 못하고 점점더 겨울의 심장으로 쏙 들어갔다.

 

마침내 발머고개 정상에 서니 나서 처음으로 해발 2000을 넘는 산을 직접 등산으로 오른건 처음이라 잠시 기분이 설레이기도 했고 온통 눈으로 덮힌 이 6월의 찬란한 몽블랑과 자연의 위대함에 움추르들기까지 하며 주변 뛰어난 경관,특히 고개 너머로 이탈리아 방향의 또 다른 몽블랑의 풍광에 즐거워했다.

 

발머고개를 지나 한참을 눈길의 중간사면을 돌고도는데 한번 잘못 미끄러지면 위험천만의 고도의 등산로는 긴장과 감탄으로 쉬이 그 흥분이 가라앉질 않는다.


이제 오늘의 숙박지인 이탈이라 국경측의 프랑스령의 계곡으로 끝없는 하산길이 이어진다. 2시간 정도는 급경사 눈길의 위험을 감안하여 안전 로프로 인간띠를 엮어(노약자 중심으로 선별하여)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야 했다. 곧 이어 환상적인 야생화꽃밭이 그림처럼 나타나고 멀리 하얀눈과 갈색 암벽이 마치 얼룩말의 무늬처럼 선명하게 눈앞을 가로 막는다.


3시간 이상 이어지는 지속적인 하산길은 발목과 무릎의 부담이 가중되고 평지에 도달하며 긴 한숨을 몰아쉰다. 오늘 숙소는 이곳 프랑스 초원에 자리잡은 치즈공장이다. 지금은 비수기라 공장은 문을 닫았고 공장운영시 노동자들의 숙소인 어둡고 침침한 2층 침대가 우리에게 제공되었다.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은 침대 매트리스에서 풍기는 은은한 악취와 곰팡이 냄새에 다들 역겨워하며 불만이 터져 나오기 직전상황이다. 출발전 염려했던 패키지 여행의 맹점인 숙소문제가 또 다시 불겨져 나오고 있다. 가이드가 직접 잘못을 저지른게 아니니 괜히 짜증을 내어본들 뭔 소용이 있겠는가? 하지만 가이드가 직접 재료준비와 손질, 요리를 통해 차려진 다양한 저녁메뉴는 소소하지만 그의 정성과 열정에 힘입어 모두의 호응을 받았다.


간간이 내리는 비소리와 근처에서 울어대는 야생돌물의 울음소리를 자장가 삼아 피곤한 하루를 마감한다.